• 입력 2004.09.02 17:05

최근 함평군 공직자들 사이에 인기리에 읽혀지고 있는 ‘내일을 향한 끝없는 질주’를 소개한다.
지난 6월 주신호 함평군 부군수가 펴낸 이 책은 공직자 직무 컬럼집으로 64개 단락으로 자신의 일과와 함께 생각




별난 기록”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면 동녘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태양이 떠오른 게 아니라 지구가 동쪽으로 자전하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지구 위주로 생각한 나머지 천동설이 사실인양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사실과 다르게 이해하면서 마치 자신의 판단이 올바른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며, 또 그것이 우리의 정서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침 햇살을 보면서 지구가 동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표현한다면, 그 표현이 사실일지언정 어색하게 들릴 것이고 심지어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생각마저 갖게 될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우리의 생활 속에 길들여진 상황과 다르게 설명될 경우에는 거북하고 부자연스럽게 받아드려지게 마련입니다.

제43회 전라남도민체육대회가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여수시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 동안 나비고장임을 홍보한답시고 나비가 그려진 조끼를 입은 채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면서 달림이의 이력을 쌓아왔습니다. 마침 도민체전에 10km의 단축마라톤 종목이 있기에 함평군민 대표자격으로 예비선수 1명을 포함하여 4명의 선수가 출전을 위해 13일 오후 늦은 시간에 우리군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에 도착하여 여장을 푼 다음 14일 있을 마라톤 코스를 답사하였습니다. 그냥 뛰면 될 것을 답사까지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채 달리는 전 구간을 눈여겨 살펴보았습니다. 답사를 마친 후에 역시 사전 답사를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간지점인 5km까지는 무난한 주로였지만 그 이후는 계속 오르막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로의 특성을 모른 채 무턱대고 달렸더라면 초반 페이스에 휘말려서 중도 이후에는 기진맥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완주와 좋은 기록을 위한 작전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새벽형 인간으로 바뀌면서 2~3시경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수시 학동에 위치한 리베라 호텔에 투숙한 그날도 2시 30분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마라톤 용구를 담은 가방에 두 권의 책을 넣어갔던 것이 시간을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적막하고 고요함이 짙게 깔린 시간에 그것도 여행길에 책을 들여다보면서 “참 별난 짓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야릇한 느낌을 맛보았습니다. “장사는 사람을 상대하여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일”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는 고쓰카 다케시가 쓴 『상혼』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 행정에도 적용하는 것이 옳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10km 단축 마라톤 출발시간인 10시보다도 훨씬 이른 시간인 8시 20분경에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출발지점으로 이동하여 몸 풀기에 들어갔습니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시군별 참가선수를 기록부와 대조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곳에 모인 132명(시군별 남여 각 3명)의 선수를 면면히 훓어보니 고등학교 1~2학년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도민체육대회라면 시군별 생활체육인을 선수로 선발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일진데 체육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전문 선수를 앞세운 대리체전으로 비춰져 또 하나의 ‘별난 기록’에 도전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출전을 위해 몸을 풀고 있던 중, 어느 중앙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보고 취재하러 왔다는, 어느 방송사 기자가 부단체장이 단축마라톤 선수로 출전하게 된 동기와 이유에 대한 입장을 촬영하고 싶다면서 녹화하는 걸 보니·역시 ‘별난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10시 정각에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에 맞추어 132명이 출발선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출전한 마라톤 대회에서는 거리와의 대결이었지만, 오늘은 거리와 시간을 병행하여 완주 및 단축해야 하는, 그러면서 40분 59초 이내에 골인해야만 가산점수가 주어지는 대회이다 보니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반 빠른 페이스에 휘말려 가슴이 터지는 듯한 힘겨운 순간들을 여러 차례 넘기면서 질주하였습니다. 완주한 시간은 49분으로 개인 기록상으로는 매우 빠른 시간이었지만 기준 시간을 넘겨서 들어왔기에 점수를 추가하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final line에는 출발하기 전 촬영했던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달리는 나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을 보니 역시 ‘별난 기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