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3.05.20 17:04

운명은 재천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생활하고 죽는 것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운명론을 보면 천명(天命)이라고 하늘의 명에 의해 태어나고 천수(天壽)는 목숨의 길고 짧음도 하늘의 뜻이며, 천녹(天祿)이라 하여 먹고사는 음식도 체질에 맞고 안맞음도 하늘의 계시이며, 천직(天職)이라 하여 직장 직업마저도 하늘의 뜻에 의해 주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농업이든 상업이든 회사원이든 정치가든 각자 가지고 있는 직업은 하늘이 내려준 고귀한 천직이며 직업이 없는 무직(無職)은 바로 무식(無識)이요 주검이란 뜻이라고 한다.

옛말에 직장과 직업은 각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경제적 독립의 수단이요 자기 재능과 역량을 발휘하는 성취와 보람의 일터이며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며 자아실현의 도장이라고 하였다.

인간사 모든일이 마음에 따라 이루워지듯이 직업활동도 마음먹기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 즉, 직업에 임하는 그사람의 가치관이나 자세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직업에 임해야 하는가?

첫째, 소명의식이다. 자신에 주어진 직업이 적성에 맞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열과 성을 다하여 임하는 마음, 돈이나, 명예나, 권력보다는 하느님의 구원을 추구하는 천직의식이 깨끗한 직업정신이요 소명의식이다.

둘째, 직업은 정당한 대가를 추구해야 한다. 전래동화의 '콩쥐팥쥐전'에서 보면, 계모 밑에 살았던 콩쥐가 쌀 1되로 한달을 살다 오라는 계모의 계책에 쌀로 떡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아 굶어 죽지 않고 부가가치를 높여 살아온 것이 신콩쥐 이론이다. 이렇게 직업은 능동적으로 지식과 지혜를 쏟아 넣을 때 부를 안겨주고 보람과 성취감을 주는 것이다.





셋째, 직업은 봉사정신이다. 복잡 다단한 사회에서 국가나 사회기능의 일부분을 맡아 자기 직분을 다할 때 그사회와 국가는 복지화가 되기 때문이다.

넷째, 직업은 장인정신이 깃들어야 한다. 자신의 명예를 걸고 그 직업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애정과 긍지를 가지고 고객에게 최선을 다할 때, 그 직업에 대한 명인이요 이것이 장인정신이다.

다섯째, 직업은 양심적이어야 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행복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업을 원한다"라고 말했던 '니체'의 명언과 같이 자기가 하는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애착을 가지며 자신의 이익보다는 본인과 남을 위해 근면성실하게 노력하여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마음가짐이 곧 대성의 길이 열리게 되는것이요 양심적인 직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농업이란 직업은 어떠한가? 수많은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이 되었어도 날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농촌은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민족의 혼이요 주식인 쌀 농사마저 풍전등화처럼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현실 앞에서 하늘에 머리를 둔 사람이면, 통탄을 금할 길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농촌은 살아야 하고 살려내야 한다. 농업을 천직으로 살고 있는 농부뿐만 아니라 모든 도시민의 정서적인 고향이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글로벌리제이션(Golbaliztion)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마련과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당장 이라크 전쟁에서 보고 있지 않는가?

세계질서가 힘의 논리 앞에 힘의 대열로 흡수되고 있는 것을, 그리고 월드컵 시대에 동네 축구로는 이겨 낼 수 없다는 것을, 전세계 230개국 60억 인구가 정치적으론 그 존재를 달리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2030년까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시킨다는 힘센 국가들의 논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대응방안은 올바른 정책과 지원만이 농업이 살아날 길이다.





여기에서 농업을 천직으로 살고 있는 농업인들도 땅두더지가 하늘을 보듯 세계화를 획기적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옛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제 정신만 차리면 살아 남는다'고, 우리 농업이 어렵고 힘들고, 괴롭고, 외롭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제 농업도 월드컵 경기장에 당당히 출전할 수 있는 뼈를 깍는 인내와 노력으로 힘과 기술을 길러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이왕 해야 할 나의 직장과 천직인 농업을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와 만족감으로 보람을 만끽할 수 있는 그 날이 오리라 기대하면서 봄비 내린 땅에 씨앗을 심어야 할 희망의 계절에 의미 있는 비지땀을 다시 흘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