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0 17:04
- 시인 南坡 윤경중

출신 함평 해보 상곡리

학력 조대 정치학과 졸

1982 전남 미술전 입상

1989 동남아세아 서예대전 입상

1991 대한민국 예술전 서예 특선

1993 부산시 예술전 특선



민주의 성지

광주의 망월동은

찾는 사람마다

눈물을 머금고

안으론 삼키며 운다.



해마다 오월이면

한껏 눈물을 훔치며

망막에 어긴 영정을

가슴에 안으며

그날의 함성을 듣는다.



불의의 총칼에

맨손 맨 주먹으로 맞서다

젊디 젊은 생령들이

산화한 거리마다

골목 길 마다

붉은 핏자욱 홍건했던

민주의 성지 광주의 땅



5·18 함성은

민주주의 찾겠다는 일념으로

총소리에 목소리로 맞서며

금남로를 따라 도청으로

도청으로 밀리던 인파들

손에 손잡고 모였던 이웃이

싸늘한 시체로 변했던

억울한 죽음은

이제 눈을 떴다.



죽은자는 말이 없지만

눈을 뜨고 망월동에 묻혀

살아 숨쉬는 소리 들었고

민주주의 뿌리는

광주를 깃점으로

만방의 세계에 뿌렸다.



죽음이 억울해

눈 못감은 원혼들은

터지려는 분노를

가슴에 묻은 채 죽어진 생령들

그리움과 서러움이

가슴 후비며 운다.



부모님은 죽어 산에 묻고

자식은 죽어 가슴에 묻어

울부짖고 쥐어 뜯다

멍이 든 가슴 가슴들

그래도 하늘을 우러러 한숨지며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부르다

지쳐서 잠이 든다.



아들아 딸아

형아 아우야 불러도

대답은 없고

메아리만 망월동을

휩쓸어 간다.



민주의 성지 광주의 망월동

눈물의 행렬이 줄을 서지만

생령들을 죽인자는

너도 또 나도 아니며

최후의 발포 명령자는

찾지도 못 하면서

올해도 망월동은 해만 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