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0 17:04


대흥사에서 옮겨다 심은 황칠나무는 維母寺가 있는 곤봉산 전역에 자생하는 대표적 수종으로 자리잡았다. 사찰주변의 황칠나무는 현재 열매를 맺었으며 나무 밑동에서는 상처를 내지 않았는데도 진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한때 6만주까지 묘목을 재배했으나 93년 겨울 추위와 94년 여름 한발로 5만그루를 죽이고 말았다. 그후 다시 재배에 힘쓴 결과 현재 곤봉산의 9천여평에 황칠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스님은 개인보다는 국가나 자치단체에서 전략사업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은 우선 묘목을 최대한 늘려 함평 전역에 보급하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고 했다.

魯스님에 의하면 황칠나무는 재배가 어려워 그냥 씨앗을 뿌리면 재배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새의 분비물을 통해서는 신기하게 잘 자란단다. 그래서 현재 곤봉산 자락의 3정보에 자라고 있는 황칠나무가 모두 열매를 맺으면 새들이 그 열매를 먹을 것이고 새의 분비물을 통해 함평 전역에 황칠나무의 씨앗이 퍼질거라고 했다. 그러면 황칠나무가 함평의 곳곳에서 자랄 것이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황칠의 자생지가 될 거라고 했다. 그리고 함평이 황칠나무의 자생지가 되는게 그의 꿈이란다.

금속이나 나무 종이 등에 도장하면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황칠. 굳이 비싼 금도색을 하지 않더라도 그만한 효과를 내는 우수성을 갖고 있기에 제대로 길만 트인다면 그 수효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황칠이 제대로 육성돼 알려지게 되면 이를 대단위로 산업화해 황칠의 옛 영광을 되살려낼 뿐 아니라 농가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도 보인다.

1995년과 96년 전남도는 1년6개월여에 걸쳐 황칠의 성분과 효능을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로 1996년 10월에 간행된 『固有 農水産品目 世界化 對象 品目의 硏究調査』라는 연구 보고서는 현재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님에게 국내의 모대학과 일본에서 재배의 노하우와 묘목을 건네줄 것을 회유하고 있지만 칠을 완전히 채취할 때까지 이를 거부하고 있다.

100년 200년 후를 보고 나무를 재배한다는 魯스님. 머지않아 황칠의 옛 명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일념을 가슴에 품고 곤봉산자락 9,000평에 심어놓은 황칠나무 돌보기를 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