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8.27 10:45

                           

                              이 재 갑  

  한국유니세프 함평군 후원회장 / 국민건강보험공단 영광함평지사 등급판정위원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1977년 최초 의료보험 시작 이후 2000년 ‘국민건강보험’ 으로 재탄생한 지 2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은 그동안 본인부담상한제, 재난적의료비 지원 등 사회안전망 역할을 강화해나가며, 도심의 화려한 네온사인보다는 어두운 골목 구석구석을 비춰주는 가로등 처럼 국민의 든든한 ‘건강 지킴이’로 자리잡았다.

특히, ‘코로나 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은 그 위력을 발휘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전 세계에서 39만명이 넘는 인원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리나라는 빠른 진단과 조기치료로 인해 치명률이 낮았으며 그 이유의 중심에는 주체적인 시민의식과 함께 숨은 조력자인 국민건강보험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증의 검사와 격리, 그리고 치료에 필요한 비용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80%를 부담하고 국가가 20%를 부담하여 본인부담금 없이 코로나 진단과 치료가 가능했던 것이다.

민간의료보험을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이 구축된 미국의 경우 검사와 치료비 약 4,300만원을 모두 개인이 부담하여야 한다. 그런 부담감으로 인해 숨은 환자가 생기게 되고 감염병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보며 우리 건강보험제도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K건강보험의 우수성이 알려져 국민의 신뢰와 국가위상이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있지만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른 재정감소로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인상결정에는 국민여론도 중요하다. 그동안은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인식이 다소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보험의 혜택을 체감한 국민들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적정수준의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응답이 87%에 달했으며 KBS의 한국사회 인식조사 결과 ‘건강보험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87.7%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경우 보험료율이 소득의 6.67%로, 독일 프랑스 등의 선진국의 10%에 비해 낮음에도 평생 건강보험료 대비 병원비 혜택은 113%로 납부한 보험료보다 더 크게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필자 또한 2년전 건강에 이상에 생겨 큰 수술을 받고 진료비 부담걱정에 잠을 설쳤으나 건강보험 산정특례 적용으로 총 진료비의 5%만 부담하였으며, 유난히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운동 중 크게 다쳐 약 3천만원 정도 진료비가 산출되었으나 실제로 병원에 납부한 금액은 300만원 정도로 건강보험제도의 소중함을 크게 느낀 경험이 있다.

이처럼 ‘건강보험료 납부’ 라는 국민 개인의 작은 공헌은 가깝게는 가족이 큰 병에 걸렸을 때, 넓게는 우리 사회에 병원비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저소득층에게 돌아오게 된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안정을 위해서는 적정한 건강보험료 인상은 필요하다.

코로나19 2차유행과 경제위기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이 튼튼해야 건강보험이 국민을 보호하고 굳건한 사회안전망으로써 방파제 역할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하는 세계적인 롤모델이 되었다. 앞으로도 의료비 걱정없는 든든한 나라를 위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