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0.22 11:12

                                           김 철 수 본지 상임편집고문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요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고 고달프다. 국민이 나라를 걱정해야하고 평범한 소시민이 스스로 뽑은 지도자를 믿고 따르기보다 그들에 대한 불신과 염려를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받은 조국 장관이 급기야 사임을 했다. 길게는 2개월, 짧게는 1개월 이상 조국 퇴진과 조국수호의 두 편으로 나눠진 국민들의 촛불집회로 인해 국민들은 혼란 속에 너무나 시달려 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이다. 현제는 단임 5년제로 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해놓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멀쩡한 사람도 국민의 성원을 얻어 대통령이 되고 청와대의 주인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취임선서 때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약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정 반대의 행동과 말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독선과 불통으로 끝마무리를 불행하게 맞는 경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에는 400년이 넘는 고목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400년 수령의 이 고목나무는 긴 세월동안 열네 번이나 벼락을 맞고도 멀쩡했으며 아무리 강한 폭풍과 비바람, 눈사태에도 든든하게 버티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강하고 튼튼한 나무가 왠지 모르게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것이었다. 이 원인을 자세하게 조사해보니 자그마한 딱정벌레 때문이었다. 작은 딱정벌레가 떼로 나타나 나무를 차츰차츰 갉아먹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나무를 파먹기 시작한 딱정벌레가 마침내 나무전체를 파먹어버렸고 결국 400년이 넘도록 든든하게 서있던 나무는 어느 날 힘없이 쓰러져버렸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 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일 하나 때문에 인생전체가 무너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결국 암세포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인 리승만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로 생명 내놓고 오로지 조국독립만을 위해 살아왔다. 마침내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을 받아 남한 단독정부를 세우기까지 했다. 그러나 6.25 전쟁을 겪으면서 바람 앞에 놓인 이 나라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부였다. 그러나 4.19 학생의거로 인해 뒤늦게 국민이 바라는 바를 알게 되자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하야하겠다.’ 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타국에서 이명을 달리했다. 그 뒤를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5.16 쿠데타를 통해 이 나라를 구하고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영부인 육영수여사를 총탄에 잃고 자신이 그렇게 믿고 신뢰하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이명을 달리했다. 그 뒤를 이은 전두환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자마자 감옥생활을 해야 했고 김영삼과 김대중 대통령은 똑같이 아들문제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말년을 맞았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형님이 범법행위로 인한 검찰의 수사 중 고향마을 뒷산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자신의 형 이상득의원의 비리가 시발이 되어 지금 현재 감옥 에서 복역 중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근혜대통령도 국정농단의 중심에 서게 되어 탄핵과 함께 수감되어 현재복역 중이다. 이렇듯 청와대의 주인들은 한 결 같이 그들의 말로가 비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서를 수리하면서 국민적 갈등을 유발시킨 점에 대해 사과 했지만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역사 이래 없었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