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3.10.14 13:38

방제에도 연일 고온에 피해 늘어 농가 조기수확 선택

황금들녘으로 물들어야할 논은 벼멸구로 인해 말라버린 벼와 익은 벼가 대조를 이루며 확연히 벼멸구 피해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농가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수를 서두르고 있다. 추석이 지난 후 눈에 띄게 늘어난 벼멸구로 벼 조기 수확을 하는 농가들도 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는 피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조기수확을 선택하고 있다.


올해 여름 고온이 지속되면서 벼멸구가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계속되어 벼멸구의 세대단축과 증식속도가 빨라지며 피해가 확산됐다. 벼가 익어가는 9월에도 늦더위가 계속됨에 따라 벼멸구의 활동이 활발해져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벼멸구는 침을 이용해 벼의 양분을 빨아먹는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하얗게 말라죽거나 벼가 여물지 못해 쭉정이로 변하게 한다.


농업기술센타에서는 “올해 벼농사 작황분석결과 벼 줄기가 건전하고, 이삭수도 많았고 이삭만 완전수도 많아 평년작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벼농사 후기 기상여건변화로 생육 기간 중 고온이 지속되고, 남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비래해충인 벼멸구 피해가 발생하였으나, 벼 수확기에 접어들어 태풍과 강우등 기상재해가 우리지역을 비켜가면서 평년작 수준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했다.


농업기술센타 한 관계자는 “금년도 벼멸구 발생에 따른 피해양상은 최근 10년 이래 벼 병해충 발생이 경미하여, 농업인들의 벼멸구 방제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일부, 노약자와 부녀자, 출입경작자등 병해충 방제에 취약한 농가에서 발생면적이 증가하였으나, 예찰결과에 따른 방제 작업이 적기에 이루어져 피해가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현제 실정이 어떤지를 정확히 파악도 못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한 농가는 “방제를 3번이나 했지만 벼멸구가 죽지 않는다”며 “아무리 약을 해도 벼멸구가 약에 대한 면역성이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또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전에만 해도 괜찮던 논이 추석이 지난 후부터 벼멸구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모 농가는 논 전체가 피해를 입어 추수를 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벼멸구 피해로 농작물 재해보험을 받기 위해 농협에 신청했지만 실측과 계근을 통한 피해율 산정이 보상범위에 들지 않아 보상을 받지 못하는 농가도 나오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태풍·우박·호우를 비롯한 모든 자연재해와 조수해, 화재로 인한 피해와 특약에 가입했을 시 벼멸구, 흰 잎마름병, 줄무늬마름병에 대한 병충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피해율 산정은 면적 실측과 수확량 계근을 통해 이루어진다. 벼멸구의 경우는 전체 피해량 중 50%의 피해량만 보상해준다. 50%의 피해도 전부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부담비율이 정해져 있어 20%와 30%의 자기부담비율은 제외된다. 실질적으로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피해량 중 20~30% 내외만 보상받게 된다.


한 농민은 “실측을 나와 무게를 재어보고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돌아갔다”며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보험에 들었지만 보상을 받기까지는 너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