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0.05.19 12:45

1,600㎡ 시설에 1,000여종 들꽃 가꿔

냉초, 파리지옥, 자란, 색단초, 애기나리, 금낭화, 큰방울새난, 은방울꽃.....

작은 시골마을에서 1,000여 종에 이르는 들꽃들을 키우며 소박하고 향기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는 들꽃 할머니 박점남(71) 씨

학교면 월산리 문화마을에서 ‘들꽃이야기’를 운영하는 박 할머니는 20여 년 넘는 세월을 들꽃과 함께 지내왔다.

원래부터 꽃을 좋아해 맨 처음 선인장을 시작으로 철쭉을 300여 그루 넘게 키우던 중 우연히 들른 화원에서 너무 예쁘게 꽃을 피운 야생화를 만나면서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 할머니는 새로운 들꽃을 계속 구해 하루가 다르게 식구가 늘어나고 집이 좁아져 더 이상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2년 나비의 고장 함평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둥지를 틀었다.

1,600㎡ 규모의 들꽃 이야기에는 1,000여종 2,000개가 넘는 들꽃 분화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이 꽃들은 모두 박 할머니가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투자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구입, 정성들여 가꾸고 있는 것들이다.

벌써 입소문이 나 들꽃 마니아들과 사진작가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판매도 시작했다.

“어제도 어떤 분에게 들꽃분화를 하나 판매했는데 가시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2만원을 손해본거야. 화분 값을 잘못 계산한거지.” 박 할머니의 노후를 염려한 지인들의 권유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서툴고 부담스럽기만 한 박 할머니다.

시든 잎을 떼어내던 박 할머니는 앞으로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저 꽃이 좋아 하고 있을 뿐 계획 같은 것은 없다.”면서 “수족을 움직일 수 있고, 꽃을 좋아해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을 때까지는 이 일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며 들꽃 같은 선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