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8.11 10:02

대통합신당 창당을 위해 통합민주당을 잠시 떠나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선배 동지 여러분!
 저는 대통합 신당의 창당에 동참하기 위해 통합민주당을 잠시나마 떠납니다.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 건강한 양당구도를 만들고 금년 말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보수 세력의 집권을 원치 않는 국민의 여망도, 이 시대가 민주개혁세력에게 던지는 요구도 바로 그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기에 저는 결연한 자세로 그 길을 가려 합니다.
 저는 선천적으로 민주당 당원입니다. 제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저의 아버지는 민주당 청년당원이었습니다. 저희 부자는 2대에 걸쳐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저는 2000년에 민주당 당원이 됨으로써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제16대 국회의원이 됐고, 민주당 대변인 등으로 발탁돼 일했습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대통령선거 후에는 대통령당선자 대변인으로 봉사했습니다. 고되지만 영광스러운 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2003년에 민주당이 분열했습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당선자 시절 대변인이었지만, 열린우리당에 동참하지 않고 민주당을 지켰습니다. 노대통령은 저에게 몇 차례나 사람을 보내 열린우리당 동참을 종용했습니다. 노대통령은 저에게 장관직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열린우리당에 가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집권하자마자 신당을 만들어 딴살림을 차리는 것은 도저히 옳지 않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분열의 대가는 민주당에만 가혹했습니다. 그 후로는 열린우리당에 더욱 가혹했다고 보지만, 그때는 민주당에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가해졌습니다. 2004년 4월 총선에서 저는 탄핵 역풍과 맞서 악전고투하며 어렵게 제17대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얼마 전에 대통령을 배출했건만, 민주당은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9석의 군소야당으로 전락했습니다. 그 현실이 저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습니다. 그런 민주당을 어떻게든 되살리기 위해 저는 그 누구 못지않게 고민하며 뛰었습니다.
 2004년 총선 이후에 치러진 수많은 재ㆍ보궐선거와 2006년의 지방선거에서 저는 있는 힘을 다해 민주당을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는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또한 저는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2005년 겨울 폭설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도록 노력하는 등 민주당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선배 동지들의 피눈물 나는 합심노력 덕분에 민주당은 확실히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2004년 6월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저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각종 기획에 동참했고, 전남 22개 시ㆍ군 가운데 20개 시군을 직접 뛰며 민주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선거기간 중에 저는 양쪽 엄지발톱이 살을 뚫고 들어가 2주일 간격으로 발톱을 뽑는 수술을 받고 발을 절뚝거리며 지원유세를 다녔습니다. 목을 혹사한 나머지 소리가 나오지 않을 만큼 성대가 망가져 선거 직후에 성대 결절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한 선배 동지들을, 선배 동지들과 함께했던 그 끝없는 절망과 간절한 기원과 실낱같았던 희망과 작게 아주 작게 이어진 환희의 순간들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민주당을 잠시나마 떠나는 것이 어찌 고통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길을 감히 선택합니다.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제 몸을 던져 제3지대에 대통합 신당을 만드는데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는 것이 현 단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지지국민의 여망이자 시대의 요구이며, 그에 따르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보수 세력과 1대1 경쟁구도를 이루며 이 나라 정치를 이끌어 온 것이 민주개혁세력이라면, 이번에도 그 과업에 앞장서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보수 세력과의 1대1 대결구도로 금년 말 대통령선거를 선거답게 치르고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민주개혁세력의 책무라면, 그 책무의 이행에 이 한 몸 내놓는 것이 저의 영광스러운 책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길이 진정한 민주당의 길이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민주당도 그 길에 동참하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올해 6월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