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8.11 10:00

허례허식(虛禮虛飾)



 함평군 각급 기관ㆍ사회단체가 개최하는 행사가 허례허식에 사로 잡혀 구시대적 행사 절차와 진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빈 좌석은 관선시대 계급 관행에 얽매여 일률적으로 순번과 이름이 지정돼 있고 중요 인사들의 축사는 꼭 빠지지 않는다.
 더욱 문제는 중요 인사들의 축사 내용이 행사와는 전혀 무관한 군정 홍보나 개인 치적에 치중된다는 점이다.     
 또 행사 주최 측은 행사의 주인공인 주민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내빈들을 챙기기 일쑤여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부산시 진구가 구청에서 주관하는 모든 야외행사의 내빈 소개와 인사말 등을 축소ㆍ생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전행사 간소화’ 내부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지침의 중요 내용은 ▲내빈 좌석 자율제 ▲행사 개회식 10분 이내 단축 ▲기관ㆍ단체별 내빈 일괄 소개 또는 생략 ▲내빈 축사 소개로 대체 등이다.
 부산시도 지난 7월 의전과 행사 간소화 운영 계획을 확정해 행사 개최 시 참석자 중심으로 내실 있게 운영하고 허례허식의 낭비요소를 없애고 있다.
 기관ㆍ단체장 위주 초청 방식에서 벗어나고 특정 단체 회원 등을 동원하는 행태도 억제하고 있다. 또 각종 행사를 앞두고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예행연습도 생략했고 행사장 안내 인원도 최소화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6월 28일 ‘행사 의전 개선’ 지침을 시행, 각종 행사 개회식을 10분 내에 마치고 내빈 참석범위를 줄이는 한편 참석 내빈도 정해진 자리 없이 참석 순서대로 앉도록 했다.
경남 거제시 또한 지난 7월부터 시행한 ‘행사 간소화 추진 계획’에 따라 내빈 소개는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만 단체 소개하고 축사와 격려사는 1명만 하고 있다.
 경남 함양군은 지난 6월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약 85%가 내빈 소개를 완전히 없애거나 일부 생략하자는 의견에 따라 내빈 소개를 생략하는 내용의 ‘의전편람’을 제작, 올 연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다른 지자체의 이 같은 노력에 발맞춰 함평군도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민선자치시대의 주인은 주민이기 때문에 주민을 우선 배려하는 행정구현에 힘 써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선거와 표, 권위를 의식하지 않고 격의 없는 자세로, 주민들과 같은 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이 시대 진정한 지도자라고 여겨진다.
 덧붙여 행사를 주최하는 사회단체가 중요 정치인을 꼭 참석시켜야 행사가 빛이 난다는 낡은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