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7.05 10:02

‘나비천국, 함평천지’(국회보 7월 기고)



 함평(咸平)은 예부터 땅이 기름져 농사가 잘 되었고 특히, 쌀 맛이 좋아 '함평 쌀밥만 먹은 사람은 상여도 더 무겁다'라는 속담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인가, 조선후기 한시의 대가 이서구가 전라도 각 지역을 묘사한 ‘호남가’의 첫 소절이 ‘함평천지(咸平天地)’로 시작된다.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 보랴 허고
 제주 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너갈제“
 (후략)
 (호남가, 이서구)


 <함평나비대축제>
 그렇다면 요즘 ‘함평’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정답은 ‘나비’다. 매년 5월 함평에서는 전국에서 으뜸가는 나비대축제가 열린다. 금년으로 아홉 번째를 치러낸 함평나비대축제는 함평천변 부지를 중심으로 유채꽃과 자운영 꽃물결 속에 펼쳐진다. 축제기간 동안 나비생태관, 나비ㆍ곤충 표본전시관, 수생식물자연학습장, 미꾸라지 잡기 체험장, 보리ㆍ완두 그을음 체험장, 천연염색 체험장 등 총 3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광객을 맞는다. 어린이에게는 체험과 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어른에게는 추억과 동심의 세계를 선사하는 나비축제는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3회 연속 선정된 성공적 지역축제로 이름이 높다. 나비축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함평군에서는 ‘2008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하여 친환경 청정지역 함평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5월, 추억과 환상이 기다리는 나비천국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별미와 함께하는 물놀이의 추억, 돌머리 해수욕장>
 함평읍 석성리 석두마을에는 돌머리 해수욕장이 있다. 이 해수욕장은 확 트인 서해안을 바라보며 깨끗한 바닷물과 은빛 찬란한 백사장이 1km 가량 펼쳐져 있으며, 수천 평의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에 비해 간만의 차가 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2,400평의 인공풀장을 해변가 백사장에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갯벌에는 게, 조개, 해초류가 많아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매년 성수기에는 인공풀장에서 장어축제가 열려 맨손으로 장어잡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함평 갯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발낙지와 보리새우도 별미로 꼽힌다.


 <꽃무릇 향취에 흠뻑, 꽃무릇 대잔치>
 함평의 유서 깊은 사찰로는 용천사가 있다. 절 이름은 대웅전 층계 아래에 있는 용천(龍泉)이라는 샘에서 유래한다. 이 샘은 황해로 통하며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용천사 주변에는 우리나라 100경 가운데 48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꽃무릇 군락지가 있다. 이웃 영광 불갑사 주변의 상사화 군락지와도 연결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군락지다. 매년 9월 중순이면 붉게 물든 꽃무릇 공원에서 꽃무릇 큰잔치가 열려 수많은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만병통치, 함평 게르마늄 해수찜>
 함평군 함평읍과 손불면의 경계 일대는 해수찜이 유명하다. 이곳의 해수찜은 유황 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 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가열한 후 해수가 든 탕에 넣어 데워진 물로 찜질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즐기며 해수찜의 효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해수찜의 명성을 듣고 신경통, 산후통, 관절염, 피부병과 같은 오래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부녀자들이 많이 찾는데 하루 평균 전국 각지에서 500여 명씩 찾아든다.


 <육회 비빔밥>
 함평 읍내 시장통에는 몇 곳의 육회 비빔밥집이 있다. 흰밥에 샛노란 콩나물과 진녹색 시금치, 선홍빛 쇠고기 육회를 얹어 비벼 먹는 맛이 기막히다. 다른 곳에 없는 이곳 비빔밥만의 특징에 맛의 비결이 있다. 첫째의 특징은 그날 짠 참기름이다. 비빔밥집 골목 어귀에 있는 참기름 집에서 당일 아침에 짜낸 신선한 참기름만을 쓴다. 그래서 훨씬 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둘째의 특징은 삶은 돼지비계를 엷게 썬 슬라이스. 이 삶은 비계를 얹어 함께 비벼야 비빔밥이 한결 고소해지고 훨씬 더 매끄럽게 목을 넘어간다. 그 맛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