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0.12.02 14:56

나의 유년시절, 하늘바래기인 너댓마지기의 다랑치 논만 있어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60년대 초반에는 절반이 넘는 인구가 농촌에 살면서 식구들의 식량해결이 급선무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국민 1인 하루 쌀 소비량이 350원 안팎으로 라면 1봉지 값도 못되니 격세지감이다.
농업을 단순히 경제적 기능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농촌과 농업은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한다. 지표수 저장, 홍수 방지, 대기정화, 푸른 자연과 경관을 유지시켜 주는 “국토의 정원사”역할과 우리 고유문화의 보존 등 공익적 기능평가액이 40조원에 이른다. 농업은 이 나라를 지키는 파수꾼이자, 생명산업인 것이다.
서구 선진국들은 1974년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경험한 이후 농업문제를 국가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있다.
세계적 식량 및 환경문제 연구기관인 월드워치(World watch)연구소는 “식량안보에 실패한 나라는 정부 존립기반마저 위태롭게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다. 곡물자급율 26.7%,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하다.
정치권과 중앙 관련부처에서도 농업경쟁력 향상에 많은 대안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군도 농업, 농촌, 농업인을 최우선시 하는 군정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는 우리 농업인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농업경쟁력에 대하여 피력코자 한다.

먼저, 소비자 지향적인 친환경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이다.
민선5기 출범 이후 최대화두인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가 가시화 되면 1조 3,500억원의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국민의 안정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가고 수요가 늘어날수록 믿음이 가는 친환경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군 농업 생산액 중 축산비중은 절반이 넘는데 2012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다. 우리 군에서는 가축분뇨를 자원화해 건강한 토양을 만들어 브랜드있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방법이 구체화 되어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은 정직한 농업인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다.
제초제가 뿌려지지 않는 싱그런 푸른들판과 마을을 지날때면 상쾌한 기분과 동심이 절로 묻어남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둘째, 벼농사의 경쟁력 향상이다.
남아도는 쌀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쌀 수급문제는 지방자치단체와 농업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한정되어 있지만 벼농사 대체작목을 육성하고 쌀을 분산 출하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군에는 벼 재배면적의 6.7%인 588㏊의 벼 채종단지가 있어 다소나마 출하가 분산되고 있지만, 극조생종 벼, 기능성 쌀, 차별화 된 친환경 쌀 등의 단지를 육성하여 출하시기와 용도를 다양화 해야겠다.
미질 좋은 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쌀 소비자의 구매형태 중 최우선이 밥맛인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고품질 우량종자 선택, 재배법, 쌀 혼종방지 등 미질개선에 힘써 우리 지역만의 얼굴 있는 명품 쌀(브랜드)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셋째, 우리 지역, 우리 함평 농업인만이 잘 할 수 있는 작목을 집중특화해 명품 대표농산물을 만들어 가야 한다.
작금의 농촌은 소농이면서 농사짓는 분들의 고령화율이 35%가 넘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이 소농의 품목별 경영체를 규모화된 공동체로 협업화시켜 시장대응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조직의 협동력이 강해지면 가격 경쟁력을 높힐 수 있고 기술 수준의 발전과 보급도 빨라진다.
아울러 출하시기가 집중되는 복분자, 오디, 단호박 등은 저장과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혀 나가야 한다.

정보의 홍수로 소득작목의 수명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반면에 평범한 작목도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를 주변농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같은 면적의 노지고추도 농가에 따라 수량차가 2 ~ 3배에 이르고, 생산브랜드와 판매방법에 따라 소득은 더욱더 커지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가 수집, 확산되도록 해야겠다.
넷째, 우리 지역에서는 봄과 가을 두 차례의 큰 축제가 열린다.
나비대축제와 대한민국 국향대전이다.
농업인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팔아봐야 소비자의 마음을 알고 이에 맞춰 상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경험이 축적될 것이다.
농산물의 경쟁력은 가격과 품질만이 아니다. 수 천년 농업역사는 증산이 주 소득원이 됐지만 이제는 판매와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

다섯째, 농촌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 농업인도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가벼운 일거리가 있어야 건강도 유지되고 삶의 의미가 더 할 것 같다.
나이 드신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양봉, 고사리, 텃밭농업 등 소규모 틈새 영농에 재미를 붙이고 경제적 도움도 됐으면 한다.

여섯째, 우리가 사는 일상의 공간이 삶에 찌든 도시민의 쉼터가 되도록 만들어 갔으면 한다.
관광지에 식상해 버린 도시민들의 쉴 곳은 마음의 고향인 농촌 밖에 없다. 농촌경관과 농민 스스로가 상품이 되는 것이다.
축사를 짓더라도 혐오시설이 되지 않도록 하고 마을과 내 집 어귀에 도라지꽃, 접시꽃 한포기라도 심고 깨끗한 농촌을 가꿀 때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생겨 찾고 싶은 농촌이 될 것이다.

농업의 전망이 어둡다고들 한숨이다. 언제고 농업이 어렵지 않았던 때가 있었겠는가마는 필자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매년 줄어드는 농경지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세계 곡물가격, 국민의 안전먹거리 의식 등, 타 산업보다 비교우위가 되는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농업의 미래가 밝다고 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때문인지 귀향, 귀농하는 분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농촌, 농업, 농업인이 진정으로 대우받고 경쟁력을 갖기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의 노력에 따라 「풍요로운 함평, 행복한 군민」의 꿈이 조속히 실현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