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0.01.25 12:10
함박눈이 함평천지를 뒤덮던 지난 13일 함평읍 기산봉에는 새하얀 눈꽃송이가 장관을 이루었다. 소복소복 쌓인 눈을 밟으며 교정에 들어서는데 선사시대 고인돌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학교. 기산봉 기상과 영수의 맑은 물에 꿈과 사랑이 영그는 기산초등학교로 여행을 시작한다.

기산초교만의 특색교육-생각하고 만들어 보고, 가꾸고 살펴보고
학교와 가정에 있는 주변 사물은 모두가 연구대상이다. 사고기법 훈련, 즉 문제발견을 위한 사고방식 훈련과 보이면 1분간 말하기를 지도한다. 아이디어는 머리 속에만 있지 않는다. 아이디어 카드에 기록한다. 그런 후 6남매 모둠별 재활용 발명품을 제작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세심한 관찰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게 된다.
인성교육은 자연에서 시작된다. 1인1식물 가꾸기로 일의 즐거움과 자연사랑, 생명 존중 체험한다. 생태학습 터널 및 자연학습장에서 덩굴식물 및 줄기채소를 심고 가꾼다. 텃밭에는 1인1식물을 심고 가꾼다. 가꾸는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가꾸는 식물을 주제로 시 짓기, 그림 그리기, 관찰 체험 보고회 등을 통해 관찰 재배식물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전교생 관현악합주단운영으로 바른 인성과 두뇌 개발
금년 3월부터는 바른 인성과 두뇌 개발을 위해 전교생 대상 관현악합주단이 운영된다. 바이올린, 첼로, 콘드라베스, 풀롯 등 모든 악기는 국비 지원금으로 구입, 학생들에겐 무상으로 지급된다. 또한 유명강사를 초빙하여 주 4회 4시간 방과후학교를 운영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반기는 기색이다. 유한아 운영위원장은 “우리 학교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많이 있다. 음악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특별 지원으로 전교생이 음악 교육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악기도 무상으로 지급된다니 학부모 입장에서 큰 짐을 덜었다. 머지않아 훌륭한 합주단이 탄생될 것을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기초학습 부진아 완전 구제학교’ 교육감인정서 수상
낙후된 지역 환경으로 인해 기초․기본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았다. 경직된 교육과정으로는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에 기초학습 부진학생 제로화에 역점을 두고 맞춤식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1학기에는 주로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두었다. 교육과정 운영을 유연하게 했다. 기초학습반, 방과후 배움터 운영 등을 운영했다. 2학기에는 주로 교과 시수 증감을 통한 맞춤식 운영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을 보완하기 위해 교사와 멘토링, 다문화 교실 운영, 독해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독서 축제 등을 꾸준히 전개,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기초․기본학습 부진학생이 거의 없어졌으며, 가정학습부담 및 사교육비 경감에도 한 몫을 했다. 결국 ‘2009 기초학습 부진아 완전구제학교’로 선정되어 전라남도교육감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영어교육을 통한 글로벌 시대를 대비한 인간 육성
기산초교는 함평교육청 영어연구학교다. 농산어촌 영어과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특별지원금 1천만원을 받았다. 이는 영어과 교수․학습지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준비된 수업과 철저한 학습지도는 글로벌 시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충분했다.
그런가하면 금년에는 군으로부터 특별지원을 받게 됐다. 원어민 교사를 교과 및 방과후학교에 적극 활용하게 되었다.
또한 겨울방학을 활용, 영어과 기초학력 미달아를 대상, 무상으로 1일 3시간씩 영어 회화 전문 강사가 개인 ․ 그룹지도를 한다.

한자교육을 통한 자기 학습력 신장
학교재량시간, 방과후학교운영, 아침자습을 이용해 틈틈이 한자를 익힌다. 한자급수시험은 한자 공부에 대한 동기 유발에 효과적이다. 1년에 2회 응시하여 자격증을 취득한다. 현재 전교생 71명중 65명이 자격증을 취득 90%이상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4급 1명, 5급 11명, 6급이 15명 7급 20명 8급 18명 등이다.

그린마일리를 통한 학생들의 바른 인성지도
친구간에 놀리거나 괴롭힘, 따돌림, 다툼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고민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생활이 즐겁지 못하니 학업성적이 부진하는 등 학교생활에 재미를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을 스스로 만들게 한다. 잘 지킨 학생들은 표창하고 그렇치 못한 어린이는 상담을 통한 생활지도 한 결과 모든 어린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진정한 의무교육 실현
본교 학부모님들의 46%가 기초생활수급자,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이어서 학생들의 급식비마저 힘들어 했다. 그러나 금년도 부터는 유치원, 초등학교 재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되어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게 되었다. 단돈 1원도 수익자부담이 없는 진정한 의무교육이 실현되게 되었다. 이것이 진정 무상교육, 의무교육이다. 이로써 기산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은 보내고 싶고, 학생들은 가고 싶은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최철남 교장 인터뷰

엄다면에서 태어나 엄다초등학교와 학다리중․고등학교를 졸업, 목포교대와 전남대 대학원 교육행정을 전공한 최철남 교장(60). 38년간 오직 후학양성을 위해 평생을 걸어왔다. 때론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교대 동창이며 같은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부인 마경자(학다리중앙초교 교사․58)여사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이제는 고향 인재를 키우고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얼마남지 않은 교직생활에 고향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란다.(편집자 주)

경영관․교육관 소개
38년 교직생활에서 항상 마음에 새겨둔게 있다. 승리라는 뜻의 영어 Victory이다. 여기서 V는 Vision을 말한다. 교육에는 비젼이 있어야 하고 교육적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I는 Intellectual capacity 지적능력이다. C는 Communication skill이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장 상호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다음은 T, Thought이다. 신중한 검토하에 계획 잘세워야 한다. O는 Obligation이다. 교사는 하찮은 것에서부터 모든 것에 의무감이 있어야 한다. R은 Responsibility이다. 책임감 즉 정치는 정치인이 하고 교육은 교육자가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마지막 Y는 Yes이다. 긍정적 자세의 Yes이다.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교사에게 부정적 사고는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인성과 창의성 교육이다. 이에 못지 않게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배려하는 온정이 인성교육이고 탐구하는 지혜가 창의성 교육이며 더불어 인내하는 의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
교사와 학생은 줄탁동시(啐啄同時)해야 하고, 교사와 교사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학교특색 소개
선생님은 teacher에서 helper로 바꿔야 한다. 가르침보다는 경험을 쌓도록 도움자가 되어야 한다. 주1회 전교생이 다목적교실에 모인다. ‘우리들 자랑’이라는 제목으로 부모님이나 친구 등 타인을 자랑하는 발표를 한다. 여기에서도 선생님은 단지 helper이다.
우리학교는 군 지정 영어 연구학교이다. 중간놀이 시간에 'English song'을 한다. 또한 전교생이 1인1악기를 배운다. 바이올린, 플롯 등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선택하여 배운다. 4학년의 경우 전학생이 하모니카를 배운다. 1년으로 그치지 않고 5,6학년까지 3년간 연속적으로 배우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무상으로 이뤄지며 3월부터는 전교생 무상급식을 하게 된다. 이로써 본교는 특성화 교육은 물론 진정한 의무교육을 하게 된다.

학교 자랑
우리 학교는 숲속에 위치한 자연 친화적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성격도 매우 순하고 순박하다. 도벽이 없는 학교다. 선생님은 학생이 등교하면 손을 꼭 잡아준다. 선생님의 훈기를 아이에게 전달해 준다. 하교시에도 똑같이 이뤄진다. 이로서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의 교감을 나누게 된다. 전체 학생 중 50%가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다. 운동복을 비롯 가능한 가정에 부담을 주지 않게 무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라 했다. 사슴을 잡으려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눈앞의 명예와 이익에 홀려 도리나 주변의 위험 등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일반행정으로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 100% 무상혜택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기각리에 거주하면서 타 마을로 위장전입을 하면서까지 타 학교로 전학시킨다. 지역학교는 지역민이 지켜야 한다. 학부모님께서는 주인의식을 갖자고 당부하고 싶다. 주인의식을 갖고 학교를 지켜주셨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존재감을 갖게 하고 진실로 국가와 민족과 온 인류를 위한 귀한 인재로 키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