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4.09 13:04

“더 맛있는 술(알콜) 주세요!”



 오래 전 소련 항공기 1대가 조종 실수로 인하여 서울에 불시착한 사건이 있었다. 정부에서는 정치적 문제는 나중으로 두고 우선 항공기 탑승자와 승무원들에 대한 신변 안전과 숙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노력하였다.


 그래서 그들 모두를 서울 남산에 위치하고 있는 H호텔에 투숙시키고 특실을 내어주며 음식도 최상급으로 대접하였다.


 소련과의 외교문제를 합의하느라 며칠이 지나고 있을 때 항공기 승무원 중 3명이 불안과 지루함을 달래고 또 자기들의 구미에 맞는 술을 구해보기 위해 잠시 틈을 타 호텔 근처 이태원에 있는 외제상품 가게에 가서 상점 주인에게 손짓 발짓 하면서 “자기들이 묵고 있는 H호텔에서 주는 한국산 양주는 입맛에 맞지 않으니 소련에서 즐겨 먹던 술(보드카)과 같은 맛이 나는 그런 알콜을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런데 그 가게는 양주 같이 사람이 마시는 식품을 파는 곳이 아닌 외제 운동복이나 등산 기구를 파는 상점이었고 가게 주인도 소련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만 ‘알콜’ 소리만을 겨우 알아들은 가게주인은 등산용 ‘알콜’을 달라는 것으로 해석하여 메틸알콜 한 통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주었다.


 이것을 사가지고 호텔 방에 돌아온 이들이 한 모금 씩 마셔보니 과연 자기들이 원하던 보드카 맛과 비슷한 맛임을 확인하고 신이 나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그 알콜 한 통을 세 사람이서 모두 마시고 말았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호텔종업원이 이들의 방을 열어보니 세 사람이 모두 인사불성이 되어 신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