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4.09 13:04

함평의 새벽



 교회당의 종소리는 아직도 여전한 새벽의 감격이다. 나라와 민족, 가정과 고을을 위하여 무릎 꿇고 감사로 시작하는 이들의 새벽이 열린다.


 5시가 넘어선 거리, 도시락을 벗 삼아 새벽 일 떠나는 분들의 모습이 어른거리고 멀리 자전거를 달려 신문을 돌리는 이들과 우유를 배달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느덧 6시를 넘어선다.


 아직도 텅 빈 허전한 거리, 운동을 나서는 이들은 기산봉을 향하고 가로등 불빛이 새벽빛에 젖어들 즈음 미화요원 아저씨들의 바쁜 일손, 그리고 아침 손님을 기다리시는 공용터미널앞의 택시기사님, 이러한 모습들이 한 폭 수채화가 된다.


 안개는 멀리 봄빛 아득한 들녘 넘어 밀리고 7시 넘어서는 시간에야 거리의 가게들이 문을 연다.


 문 열린 식료품가게에 들어서니 내가 첫 손님이란다.


 “사람이 먹고 살아야 하는디…, 저녁 8시면 문 닫고 아침 7시에 문 열어 장사 합니다. 그런디 사람이 없어라우”


 몇 년 전(?)만 해도 쓸 만한 가게 내 놓으면 이튿날이면 새로운 업종이 들어섰는데 지금은 문 닫은 가게가 서른 곳이 넘는다고 한다.


 걱정을 넘어 절망이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