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3.28 09:05
 지난 3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잠실운동장까지 42,195㎞의 거리에서 펼쳐진 한국 마라톤의 영웅 이봉주 선수가 보여준 눈물겨운 투혼은 여러 가지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라톤 선수로는 한물갔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만 37세의 나이에 접어든 이봉주 선수, 그가 2시간 6분대의 기록 보유자인 케냐 선수를 25초 차이로 따돌리고 2시간 8분 4초의 기록으로 우승의 월계관을 쓴 것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특히 이날 35㎞를 넘어서면서 케냐 선수에게 선두를 내주고 50m 가량 뒤쳐지자 대부분 사람들은 “이봉주는 이제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봉주 선수는 자신의 페이스를 묵묵히 지키며 달리다가 40㎞지점에서 마지막 역주를 시작, 마침내 40,65㎞지점부터 선두로 나선 후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마라톤 선수로는 환갑을 넘은 나이에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35번째 완주와 함께 2시간 8분대의 정상급 기록으로 우승한 것은 진정 이봉주 선수의 강철 같은 불굴의 투지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날의 영광이 있기까지 이봉주 선수가 달려온 17년의 세월 속에는 영광과 좌절이 함께 했다.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영웅이 된 후 그에게 거는 온 국민의 기대는 컸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뒤따랐고 비난까지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좌절하지 않았다. 오직 그에게는 최선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가 달려갈 길은 꿈속에서도 오로지 마라톤이었다. 하루 30㎞를 달리는 강행군 등 자신과의 싸움을 오직 끈기와 성실성 하나로 버티어 냄으로서 이 날의 영광을 얻어낸 것이다.


 우리는 온 국민의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이봉주 선수에게 배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