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6.09.12 17:05



 어머니와 호박

                                                                                          박우규 칼럼


여름하면 어머니를 그립게 하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호박이 있다.


호박은 호로과(葫蘆科) 작물로 삼국시대부터 재배해 내려온 정서가 듬뿍 담긴 민속 채소로서 여름부터 겨울까지 풍성함과 아름다운 정취를 주고 향수를 자아내게 하는 작물이다. 마디마다 노랗게 핀 꽃을 달고 엉금엉금 뻗어 가다가 청순하고 탐스런 호박을 주렁주렁 생산하는 요술쟁이 같은 호박넝쿨 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 오랜 민족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호박이기에 호박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도 하다. ‘호박꽃도 꽃인가’ ‘호박씨 뒷구멍으로 깐다’ ‘호박씨 까서 한입에 털어 넣는다’ ‘호박같이 생긴 여자’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다’ ‘하찮은 호박 나물에 속상하다’  ‘호박같이 둥근 세상’ 등등 이다.




호박꽃은 꽃 크기에 비해 향기가 적고, 암꽃과 수꽃이 같은 넝쿨에서 피기 때문에 쉽게 사랑을 할 수 있어 빗댄 말인 거 같고, ‘호박씨 뒷구멍으로 깐다’는 말은 옛날에 가난한 선비 부부가 살았는데, 선비가 외출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아내가 다리사이 뒤로 무엇인가 숨기더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배고픈 시대라 아내가 체면 없이 봄에 심을 호박씨를 까먹다가 남편에게 들킨 격이 되어 훗날 참뜻이 잘못 전달되어 겉으로는 얌전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전해오는 말이라고 한다. ‘호박씨 까서 한입에 넣다’라는 속담은 호박씨는 비타민 A, C, E가 많이 들어 있고, 황산화작용으로 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