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3 17:04



금년은 '선거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하여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며 연말에는 대통령 선거까지 예정돼 있다.

이처럼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참 일꾼을 선출하는 많은 선거 가운데 대부분 지역주민은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방 단체장이 그 지역주민에게 끼치는 크고 작은 영향, 자질에 따른 지역 발전과 생활환경 변화 등을 예민하게 의식하면서 단체장 선거에 거는 기대와 함께 걱정을 털어놓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단체이건 그 단체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몇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많은 덕목 중 우리는 '그 지도자가 과연 지역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가고 지역주민에게 희망이 가득한 삶을 누리게 할 능력, 즉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를 먼저 살피게 된다.

그 자질 중에는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공복의식, 청렴성, 윤리 의식, 일의 추진력, 행정수완 등 기본적 자질이 있고 우리 지역의 현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상황 대처 능력의 자질이 있다.

물론 단체장이 되려는 후보자 분들은 기본적 자질, 즉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런데 일부 후보자는 '호남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의식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군민의 지지보다는 '민주당 공천 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과거 하향식 공천이 통용되리라 착각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주민들은 "공천을 위해 모 고위층의 마당쇠 노릇까지 하면서 소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등의 여론을 제기하고 있어 저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히 단체장의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재목도 되지 않는 사람이, 분수도 모르고 도전을 하는가?

문제는 "어느 후보가 그 시대, 그 지역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서 덕목을 갖추고 있는 지 또는 모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니고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지금 우리 지역의 상황에선 "바로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후보자가 누구인지를 살피는 것이 우리 군민의 의무이자 몫이라고 본다.

"누구누구가 나올 것"이라는 풍문이야 무성하지만 아직까지 단체장 후보 군(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지적이 빠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상향식 정당공천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단체장에 적합한가"라는 것 보다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느냐"에 더욱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최종 출마 후보자 중에서 단체장을 골라야 하는 지역주민에게 단체장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 혼란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일반 군민의 의견을 외면한 채 지역에 적합한 후보자가 배제되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왜 자신이 단체장 후보가 되어야 하고 또한 나아가 단체장이 되어야 하는가? 그 자리가 탐나서 인가! 아니면 지역과 주민을 위해 일하고자 함인가!

냉엄하고 겸허하게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특정 집단이나 학교 혈맥 지연 등의 힘에 기대어 자리를 보존하거나 차지하려는 이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또한 어느 특정 자리를 발판으로 더 좋은 자리로 이어가려는 의도 또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의 삶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이 가장 소중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함평의 현실을 가장 충실하게 이해하고 가장 성실히 이끌어 갈 수 있는 지도자를 기대한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화장한 얼굴이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이다.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내 능력은 이렇다"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믿음이 간다.

우리가 바라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하겠다"는 공언(空言)이 아니라 지금 이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다.

단체장이 되려는 각 후보자들은 우리 지역의 산과 들 또 그 안에 사는 우리 이웃의 마음이 학연 지연 혈연으로 갈라지고, 찢어지고, 동강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도자로서 자질을 겸비한 후 선거에 출마하고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의연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함평신문사 회장 / 김 용 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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