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2 17:04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함평군이 거액(巨額)을 투자해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일부 단체와 주민들에게 지원금과 표창 상금 상품 등을 무분별하게 수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행사에 참석한 일부 기관단체장은 행사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업적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행사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군이 수여하는 각종 지원금과 표창 상금 상품 등이 "군과 친밀한 일부 기관단체나 특정인들에게 남발되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일 함평군민회관에서 군수를 포함한 각종 기관단체장과 여성단체회원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여성주간 기념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군과 여성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의 주관·주최로 열렸고 군이 행사에 수백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부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는 식(式)과 교육 식사 오락시간 행운권 추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오후 내내 행사장에서 노래와 장기자랑을 펼쳐 주위를 시끄럽게 만들었고 행운권 추첨을 통해 푸짐한 선물을 챙기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협의회원은 "군이 협의회를 위해 각종 행사와 회식연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군과 관계자 칭찬에 열을 올렸다.

반면 일부 뜻 있는 회원들은 "군이 유달리 협의회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마음 착한 여성들의 환심을 얻은 후 내년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것 같다" 또한 "협의회 일부 핵심 인물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여성들을 정치적 집단으로 만들고 있어 가슴 아프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행사를 개최한 협의회가 "협의회 정관"이라는 막연한 근거를 이유로 그 동안 협의회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일부 여성단체를 최근 협의회에서 탈퇴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군은 관내 여성단체에게 균등하게 지원했어야 할 지원금을 일부 여성단체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협의회 한 회원은 "이 처럼 일부 여성단체에 대해 군 관련 부서와 협의회가 부당한 대우를 하는 이유는 군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여성이 회장을 맡고 있거나 해당 여성단체가 군의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는 단체나 사람들과 친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는 말을 하고 있다.

또한 "협의회 중책을 맡고 있는 조 모 회원은 함평군에 주소지를 두고 있지 않은 외지(外地) 사람이다. 군 관련 부서는 아무런 검증이나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자신들의 말을 잘 따르는 사람을 골라 중책에 임명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대다수 주민들은 "군이 순수해야 할 여성단체와 각종 행사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한다. 또한 각종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군 관련 부서와 일부 단체의 회원들은 이미 특정인의 선거홍보꾼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군이 민생행정은 도외시한 채 각종 행사에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를 의식한 것이다. 또한 기관단체장이 행사의 본질을 외면하고 행사를 마치 개인 치적 홍보의 장처럼 생각하는 행태는 비난받아야 한다"며 군과 기관단체장의 행동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함평군의 모든 사회단체와 그 구성원들은 동일한 권리를 가진 똑 같은 함평군민이다. 따라서 사회단체와 구성원에 대한 군의 지원과 관리·감독 및 지도·육성 또한 공평해야 한다. 아울러 군과 기관단체장은 "사회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