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2 17:04

무단 주·정차로 인한 화재 늑장 출동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나주소방서(서장 윤종구) 함평파출소 관내인 함평읍 지역은 도로가 협소하여 심각한 주·정차 난을 겪고 있는데 특히 5일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주차 난이 더욱 가중된다. 대부분 도로에 상인들이 차를 주·정차를 해 놓고 장사를 하는가 하면 이면 도로는 차량 통행이 거의 어려울 정도다.

만약 이러한 상태에서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고 무단으로 주·정차한 차가 소방차량의 진입에 장애가 돼 소방차량이 화재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면 그 책임 소재는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소방차량이 화재 현장에 진입하지 못해 화재 진압이 늦어졌다고 한다면 과연 누가 믿어줄 것인가?

하지만 소방차량이 진입을 못해 화재 진압이 늦어진 경우가 종종 보도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특히 최근 차량의 급격한 증가에 비해 주차공간은 한정돼 있어 도시나 군 소재지의 골목길 대부분은 이미 하나의 주차공간이 돼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간에는 소형차량의 통행마저 불편할 정도다.

소방차량은 소화용수를 싣고 다니는 중·대형차량이므로 주·정차 차량이 많은 골목길은 화재가 발생해도 진입하지 못한다. 따라서 소방호스를 전개해 먼 거리에서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데 그 책임은 누구에게 떠넘길 것인지 묻고 싶다.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방차량이 화재 현장에 진입을 못해 화재 진압이 늦어졌다면 아마도 대부분 국민들은 소방관서의 늑장 출동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화재 현장에서 애타게 소방차량이 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무단 주·정차 차량에 막혀 소방차량이 늦어진 것은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오로지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만 원망하고 책인 소재를 따지려고 할 것이다.

과연 그 책임을 소방서에서 떠맡아야 하는가? 아니면 무단 주·정차 차량의 소유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제는 더욱 성숙한 자세로 우리의 주차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집에서 조금 멀리 주차하고 몇 걸음 더 걸으면 어떠한가.

최소한의 차량 통행 공간을 확보해 놓은 후 차량을 주차시킬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주소방서 함평파출소 이상균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