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2.03.12 17:04


"함평신문은 비판적이다" "왜 군수와 군정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 다루는가?" "혹시 개인적인 감정이나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일부군민과 독자의 의견에 대해 함평신문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본지를 순수한 애정으로 대하는 사람이 있지만 노골적으로 모(某) 인사와의 타협을 종용하는가 하면 "무언가 주지 않으니까 반대급부를 노리는 사이버 전형이다"며 원색적이고 심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또한 본지의 시각이나 주장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너희가 무엇인데 함평의 심판관인 양 툭툭 튀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본지의 비판을 받는 단체나 사람의 입장은 불쾌하겠지만 비판과 감시, 견제라는 신문의 기능 및 사회적 소명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친분이나 인간 관계를 뒤로 한 채 공적인 시각과 객관적 판단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지역 언론과 언론인으로서 인간적 고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정을 앞세워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하고 시류에 편승하는 언론과 언론인은 언론과 언론인으로서 진정한 자기 존재를 상실해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뇌와 비판을 견디고 이겨낼 힘이 없다면 언론이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언론과 언론인의 사회에 대한 책임과 영향은 막중한 것이다.

대다수 함평군민은 매일 중앙언론 매체를 접하면서 중앙정부 소식이나 중앙정치, 국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함평군 살림이 어떻게 꾸려지고, 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또한 우리 지역 함평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소식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는 군민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군정이나 군 경제, 지역 소식 등과 관계된 정보는 군민들이 일부러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대다수 군(郡)의 현실이다. 그리고 군민들이 알고 있는 대부분 정보는 관(官) 주도의 홍보물에 의한 반쪽(?) 면인 것이다.

따라서 함평신문은 군수나 군 공무원의 입이나 군정 홍보지에 세뇌되어 함평군의 반쪽만을 알고 있는 함평군민들에게 함평군 실정을 있는 그대로, 가감(加減) 없이 알려 주어야 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하다보니 다른 언론매체보다 군수와 군 공무원에 대해 쓴 소리를 많이 한 것이다.

군민들은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 군수와 군 의원들이 함평군 살림과 군정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 권리가 있고 지역 언론과 언론인은 군민들의 알 권리를 100%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 회피할 수 없는 의무 이행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같은 군민의 권리 주장과 지역 언론 및 언론인의 의무 이행은 지역 사회 발전을 앞당기는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비판할 일보다 칭찬할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귀신이나 도깨비가 나올 것 같은 곳은 감추고 치장하기 보다 쓸고 닦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함평신문이 이러한 일을 다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함평이 이렇게 흘러가도 좋은 것인지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안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군민과 군수는 계약관계이다.

계약은 계약 당사자가 계약 조건을 평등하게 이행했을 때 계약으로서 법률행위가 유효한 것이지 어느 일방이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파기하려는 행위를 할 경우는 계약으로서의 법률행위는 무효가 되는 것이다.

선거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군민과 군수 사이에 성립된 계약관계가 파기되지 않고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 계약 당사자로서 군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함평신문은 군수와 군정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함평신문은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특정인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나 숨겨진 의도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또한 군민들과 향우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함평신문의 앞길은 어떠한 형태의 성역이나 금기, 회유와 타협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히는 바이다.

군민 편에 서지 못하고 금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진실을 외면한 채 실력자에게 아부를 일삼는 권력 지향적 언론과 언론인을 군민과 독자들은 '권력의 주구(走狗)'라고 부르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함평신문은 군민을 무시하고 실력자의 눈치를 살피는 '권력의 주구(走狗)'가 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김 용 균 함평신문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