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5.08 11:35

김 철 수 박사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분교 학장

지난 4월 15일 제21대 총선과 함께 치러진 함평군수 보궐선거에 52,97%(11,598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제47대 함평군수로 당선된 이상익 신임군수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 군수는 당선과 함께 바로 다음날 조촐하게 취임식을 갖고 그동안 공석중인 군수의 직무에 곧 바로 임하여 군민들을 위한 공식적인 첫 출근을 해주니 군민의 한 사람으로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이상익 신임군수는 취임식장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바로 민생이고 경제라.” 고 발표하고 ▲살아나는 함평경제, ▲진화하는 함평농업,▲힐링과 문화관광 함평, ▲백년지대계 명품교육 함평,▲마음까지 치유하는 감성복지 함평,▲참여하는 군정, 열려있는 함평 등 지역발전을 위한 6대 비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우리고장 함평(咸平)이 어떤 곳인가? 조선시대 문인인 이서구(李書九, 1754~1825)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호남의 50 여 개 고을을 엮어 노래한 ‘호남가(湖南歌)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곳으로 이 노래는 오랜 세월에 걸쳐 민중들의 노래로 불리어 오다가 한말과 일제 강점기에는 고향을 그리는 노래로 애창되어왔다. “함평천지 늙은 몸이 / 광주 고향을 보려하고 / 제주 어선을 빌려 타고 / 해남으로 건너갈 제~”로 시작되는 가사의 의미는 “모두가 함께 아울려서 평화(平和)롭게 살아가는 좋은 세상(天地)에 최고 어른(늙은 몸이) 광명한 고향(光州)을 보려하고 온 백성을 구제(濟州)하는 큰 배(漁船)를 빌려 타고 남쪽지방(海南)으로 건너갈 제~”로 풀이할 수 있다. 이 호남가는 고을 이름을 엮어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 낸 노래이고, 일종의 언어유희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함평천지의 뜻은 “모두가 함께 어울려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좋은 세상”이라는 뜻이다. 함평(咸平)이라는 지명은 함풍의 ’함‘과 모평의 ’평‘자를 따서 만들어졌고 조선이 개국한 지 18년이 되던 1409년 태종이 고려의 구습을 타파하고 나라의 면모를 일신하고자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에 착수한다. 이때 영광군 령이었던 함풍현(咸豐縣)과 모평현(牟平縣)을 통합하고 그로부터 505년 후인 1914년 현의 명칭이 군으로 바뀌면서 함평군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으니 개군 600년이 지났다. 우리 고장 함평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의향과 예향이기도 하다. 인구 3만 여명밖에 되지 않은 농촌의 작은 고을의 책임을 맡게 된 군수가 아무리 혼자 애쓰고 노력을 한다 해도 한계가 있고 능력밖에 있는 것이 많을 것으로 안다. 그러나 내 고장 함평에서 조상대대로 뿌리를 내리고 평생을 살아온 필자는 이상익 신임군수께 거는 기대와 함께 앞으로 군정을 이끌어가면서 최우선적으로 해주었으면 하는 몇 가지 바람이 있다. 첫째는 분열된 군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선거 때만 되면 아군과 적군이 되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적대의식을 갖고 갈등과 다툼으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왔던 깊은 상처를 싸매주고 치유해주는 풍토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야만 한다. 두 번째로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군민들이 안심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자립경제의 기틀을 마련하는 일이다.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밥 먹고 살만한 일터가 없어서 하나 둘 도회지나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군민이 없도록 일자리를 창출하고 함평경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일이다.

세 번째로는 신임군수의 공약가운데 하나이자 6대 비전의 하나인 힐링과 문화관광 중심 사업의 활성화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파격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 문화예술의 특성상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야 제대로 꽃을 피운다.”라는 말이 있다. 전라남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강진군의 경우 시문학의 활성화와 장기적인 관광자원화를 연계하여 전국적인 명소로 부각되어 관광객 유치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고장 함평의 경우 문학분야만 해도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명성과 활동으로 중앙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의 어머니와 같은 고향에서는 이러한 자원을 활용해서 관광자원으로 연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과거 전남도지사를 역임한 영암출신 전석홍 지사는 재임 중 자신을 문화지사로 인정받기를 원했고 지금은 시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익 제47대 신인군수께서는 필자가 피력한 세 가지에 우선 주력해주시고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볼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시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