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8.12 11:09

                                김성찬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연구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의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가득 찬 바구니를 매달아 놓고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하고 시작을 외쳤다.

그런데 인류학자의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가서 그것을 함께 먹었다. 학자는 아이들에게 “1명이 먼저가면 모든 음식을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지?”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이 “우분트(UBUNT)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떻게 한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 라고 대답했다.

‘우분트’ 반투족 말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라는 뜻이다.

이 말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하여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인 넬슨 만델라의 생애는 드라마와도 같다. 그는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t)에 대항하여 투쟁하다 27년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1994년 남아공 대통령에 당선된다. 처절한 고통으로 점철된 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가장 놀라운 것은 어떻게 증오심을 극복했느냐는 것이다. 그는 “증오는 마음을 짓누르며 전략에 방해가 된다. 지도자는 증오를 담아둘 여유가 없다. 용서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역, 세대, 계층, 이념 등의 갈등과 반목으로 적개심과 분노가 일상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정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대화는 드물고 상생을 위한 양보와 타협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보수와 진보로 대립되는 정치도 대립을 부추기는 요소임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다 선악프레임에 갇혀 있는 의식이 사회의 문화처럼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럽다.

내편은 모든 것이 선이고 상대는 무조건 악이라는 프레임은 내편의 이탈을 방지하고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힘을 결집할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나 리더라면 이러한 악의 유혹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선악의 프레임에 갇힌 리더가 조직을 장악하게 되면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가 어려워지고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다.

“나는 언제나 ‘지도자는 양치기와 같다’는 금언을 기억하고 있다. 지도자는 무리의 뒤에 있으면서 가장 민첩한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나머지는 뒤에서 지휘받고 있다는 것을 내내 모른 채 따라가도록 해야한다.

”만델라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에 “ 등장하는 말이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이기고 나아가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친구를 가까이 하라, 경쟁자는 더 가까이 하라, 포기도 지도력이다.’ 라는 그의 말에 내포되어 있는 정치적 리더십을 우리는 본받아야 한다.

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산적해 있는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사회와 지역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동체 의식을 복원하고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작금에 “현명한 자는 다리를 놓고, 어리석은 자는 담을 쌓는다.” 는 영화 ‘블랙펜서’ 주인공의 연설 구절이 큰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