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2.18 10:57
  • 수정 2019.02.18 10:58

                                        김 철 수 본지상임편집고문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지난 2000년 말 뉴밀레니엄을 맞아 새로 맞게 된 21세기를 기념하여 <뉴욕타임즈>는 각계의 저명인사들에게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발견이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보통 일반인들의 생각과 최고의 석학들의 대답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보통사람들은 컴퓨터, 자동차, 혹은 스마트폰이나 원자폭탄 등이었지만 뜻밖에도 미국의 석학들은 지나간 100년 동안 인류가 발명했거나 발견한 위대한 품목으로 ‘못’과 ‘나사’를 들었다.

작은 ‘못’과 ‘나사’가 어떻게 지난 100년간 인간최고의 발명품인가? 석학들이 주장하는 못과 나사가 주는 상징성은 연결하고 고정시키는 기능을 생각하며 지적을 한 것인데 어떤 건물이나 어떤 기계도 못과 나사가 연결해주지 않고 고정해 주지 않으면 아무런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데 있었다. 현대인의 생활도구로 필수품이 된 자동차의 경우 약 2만개의 부속품이 있다. 이 많은 부품을 하나로 연결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극히 작은 못과 나사가 서로 연결시켜야하고 가장 주요한 심장부인 엔진에도 10만개의 나사가 필요하다.

지난 1969년 우주를 향해 쌓아올린 아폴로11호는 약 570만개의 부속이 있고 부속을 연결하는 것은 각기 작은 나사못들이다. 그리고 1986년 1월28일 발사된 챌린저는 발사 직 후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고 이 우주선에 탑승했던 승무원 7명은 전원 사망했는데 그 원인은 아주 사소하고 간단하다. 연료장치의 밸브 가운데 단 한 개의 잠금장치의 나사가 느슨하게 조여져 있다가 떨어져 나갔고 이 원인으로 우주선 폭발이라는 대참사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사회의 작은 나사와 못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른바 ‘체감 중산층’이 급감하고 있다. 1989년 갤럽 조사에서는 국민의 75%가 “나는 중산층이오.”라고 했다. 서울올림픽으로 대표되는 고도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이 계층 상승에 대한 낙관을 불렀다. 그 후 30년, 그들 상당수는 더 이상 중산층이 아니었다.

보편적으로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을 가르는 기준은 중위소득(국민이 100명이라면 50등에 해당하는 소득층)을 말한다. 30년 전 전 국민의 75%의 중산층은 올해로 48%로 뚝 떨어진 것으로 보는데 실질 중산층 56~57%이지만 체감 중산층은9%가량 낮아 상대적 ‘계층 하락’인식이 더욱 현실적이다. 또한 스스로를 저소득층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자신감과 정체성이 무너지고 경제적 상황이 비관적으로 판단되며 우리사회는 양극화 원인으로 ‘정책실패’꼽아 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소득양극화가 심해지는 이유로 응답자는 ‘정책실패’(31.1)를 1위로 꼽았다. ‘고용 부진’(27.9%), ‘세계적 불황’(22.4%), ‘복지 부진’(17%)순이었다. 통계상으로 나타난 수치는 실제적인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나, 또는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수많은 나사나 작은 못의 역할을 하는 사회중산층이 허리역할을 제대로 해 줄때에

보다 건강하고 안정된 미래의 앞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숲을 지키고 조상의 묘소를 지키는 나무는 건축 재료로 사용할 값어치 있는 올곧은 나무가 아니라 등이 굽은 보잘것없는 소나무라는 사실이다. ‘나사’와 ‘못’이 절실한 오늘날 우리나라가 아닌가? 깊이 생각해봐야 한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