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12.14 11:44
  • 수정 2018.12.14 11:48

                          본지 취재본부장 박문봉

  냉전과 반목이 불러온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어언 70년이 다되어간다.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천문학적 경제 손실과 450만 명의 인명 피해 21개국 참전국가(16개국 전투부대 5개국 의료지원부대) 제3차 세계대전이라 불릴 만큼 끔찍한 전쟁이 아닐 수 없다. 전쟁으로 인해 서로 이념이 다르다고 10살 어린애부터 20살 청년까지도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만 했다.

우리 세대 기억속에 6·25 전쟁은 교과서로부터 배우고 익혀왔고, 얼마나 잔인한 전쟁이었는지 알 수가 있었고,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매년 6월이 되면 글짓기 포스터 그리기 웅변대회 등을 하면서 그날을 상기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21세기 들어와서는 어떠한가? 행정 안전부가 초·중·고 성인 2000명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6·25 전쟁 발발년도를 모르는 학생이 57.6% 남침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51.6%나 된다고 한다. 이 조사결과가 대한민국의 역사의 현 주소라니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한숨만 나오고 이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역사의식과 무관심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6·25단체가 6·25 바로 알리기 책자를 발간하여 전국 학교를 다니면서 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학교 측의 비협조로 인하여 매번 거절당하기도 한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아무런 대가없이 나라를 구한다는 일념하나로 꽃다운 목숨을 바쳐 나라를 백척간두 위기에서 구해냈건만 영웅대접은 못할망정 푸대접을 지나 이런 사실들이 잊혀져 간다는 게 그분들에게는 더 뼈아픈 일이 아닐까? 얼마 전 함평 6,25 행사때 일이다. 이날은 6·13 지방선거 당선자들과 70여명의 6·25참전 유공자분들과 초라한 행사를 하였고 행사가 끝난후 무엇이 그리 바쁜지 당선자들은 모두 뒤도 안돌아보고 행사장을 떠났다고 한다. 1년에 1번 하는 행사인데 지난 이야기도 함께 들어 주면서 격려와 위로를 해주어야 할 당선자들마저 국가 유공자 어르신들을 이렇게 대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학생들의 여론조사를 탓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격으면서도 역사를 기억하지 못해 36년간의 치욕인 한일합방을 당했으면서 우리는 또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비단 북한만 우리 적이 아니고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못 버리고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아직도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못한 일본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몸 바치신 호국영령과 생전에 통일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도 얼마 남지 않는 생을 외롭게 보내고 계신 6·25참전 국가 유공자분들을 한 번 더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