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0.25 14:52
함평에‘추사 김정희 박물관’건립이 추진되지만 군의회도 군민들도 함평과 추사 김정희 선생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왜 하필 함평군에 추사 김정희 박물관이 건립되어야 하고 막대한 추사 선생의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안된 작품에 대한 기증 사례비로만 35억을 부담해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추사 김정희 박물관을 건립하게 된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함평군이 얼마나 졸속행정, 즉흥행정을 펼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박물관 건립은 작년 함평국화대전을 관람한 장만채 교육감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장만채교육감은 함평국향대전에 전시된 김정희의 작품을 둘러본 후 200억 원 정도 투입해 박물관을 짓도록 하면 어쩌겠느냐는 의견을 제안하면서 거론됐다. 단지 사업성이나 함평군의 문화적 토대, 지역의 여건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상급기관에 해당하는 소위 높으신 분의 한마디 말이 200억원대의 사업을 진행하게 만든 동력이 된 셈이다. 문제는 함평군은 도교육감의 발언을 듣고 200억대의 건물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사업의 필요성을 제안한 전남도 교육청은 박물관 건립이 추진되자 “200억 원을 들여서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함평군에서 추사 김정희 작품을 기증 받으면 그 작품의 수에 따라 그에 게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군과 예산을 지원할 핵심 기관이 예산에 대해 서로 사전 조율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 계획이 이뤄진 셈이다.

현재 함평군은 2018년 폐교되는 함평여중고 터에‘살아있는 교과서’추사 김정희 박물관을 세울 예정이다.

박물관 건립은 전남도교육청이 나비엑스포공원 인근 함평여중고 터를 제공하고 사업비 200억원을 지원한다. 박물관 운영은 도교육청이 맡고 함평군은 기증받은 추사 작품을 박물관에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증품은 함평군이 이곳 출신인 서예 작품 전문수집가 안백순 이헌서예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추사 작품 등 69점(200억여원)을 군에 기증키로 약속을 받아냈다. 당초 안씨가 기증키로 한 작품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른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군은 도교육청에서 직접 운영과 관리를 맡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덜고, 문화관광 인프라 확대와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평군은 즉흥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사업의 목적이 타당한지 그에 따른 예산과 사업비 편성은 적절한지, 꼭 추진해야 한다면 더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