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09.21 18:29

함평군이 최근 일부 비료공장 및 레미콘 공장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행정은 허가를 했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공청회와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이 논란이 돼 지역주민 대다수가 유기질 비료공장이 들어서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하고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혐오시설이라는 지역 이기주의가 그 핵심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기업의 유치를 통해 함평이 성장하느냐의 문제보다 지금까지 퇴보된 농촌 함평에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수 있었던 함평의 힘과 가치가 어느 것인지를 먼저 생각할 때다.
함평이 지닌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대다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단연 나비축제, 국화축제, 생태도시라는 세 가지 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함평의 가치는 바로 친환경 생태도시다. 그 생태도시를 통해 만들어진 파충류박물관이 있고 나비생태 축제가 있고 바로 국화가 있다. 사시사철 함평을 찾아올 수 있는 동력은 바로 기업의 생산품이 아니라 친환경 생태를 통한 관광연계 산업이다.

그런데 이 유기질 비료 공장은 어떠한가?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심한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의 불가피 한데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공청회와 솔직 담백한 설명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이미 퇴비공장 설립은 수년전부터 진행되었지만 주민들은 왜 이 퇴비공장이 들어서게 되었으며 우리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비밀스럽게 투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군 행정에도 문제가 있다. 군행정의 역할을 무엇인가? 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행정력을 펼쳐야 하지만 지금 사업자가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개최하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행정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함평에 설립허가를 받을 당시 지역 주민 몇 몇에게 가축분뇨등으로 질 좋은 퇴비를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는 환원하는 차원으로 저렴하게 유기질 비료를 공급하겠다는 사업계획을 가지고 지역 주민의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승인계획 과정에서 이들의 사업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음식물류 폐기물, 하수처리오니, 동물성잔재물, 식물성잔재물 등 악취를 비롯해 환경오염이 불가피한 오물들의 반출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어떤 설명도 없었다.

사업허가 신청 역시 석연치 않다. 좋은 유기질 비료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 유기질 비료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지역에 어떤 피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혐오시설이 들어오는데 업체측은 주민들에게 공청회도 개최하지 않고 지난 5월 4일 중소기업 창업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하였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뒤늦게 군 행정력이 동원돼 주민과 면담을 하고 타 자치단체의 시설을 방문한 후 나산면 주민 545명의 비료공장 설립반대의 서명이 작성돼 결국 사업계획 불승인 처분이 내려졌다.

업체측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사업계획 불승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감시와 행정의 윤리적인 감시 감독이 함평의 진짜 중요한 자산과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힘이며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