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9.12.04 13:15

박동주 민주당 전남도당 부대변인/함평지역위원회부위원장
지난 11월 17일 여의도 문화공원에는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 3만 여명이 영하의 온도와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을 강구하며 농민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기본적 요지는, 농민도 헌법상 최소한의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얻도록 해주라는 것이고 농민에게만 고통을 강요하는 정부에 대해 항거하는 농민의 소리에 귀를 열어 달라는 것이다. 이날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있었지만 우선 쌀 40만톤을 북한 동포에게 지원하고 쌀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 대책을 요구하며, 단기 대책으로 변동직불금을 두배로 올려 우선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농민과 나락가마는 군청 앞에서 야적된 상태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현실인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살리기에 혈안이 되어 모든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의 목적이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한 계획이라고 하는데 지금 당장 농민이 죽어가고 차디찬 매서운 겨울바람이 가슴을 여미는 천하지대본(天下地大本)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함은 어찜일까?

장기적인 대책이 세워지기 전에 대안으로 대북쌀 지원을 해야 한다. 쌀 소비량이 사회적 변화에 따라 변하고 있는 것은 수치적으로 나타나는 현실이다. 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36Kg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76Kg에도 못 미친다. 80년대보다 국민 1명이 쌀 1가마니를 덜 먹는 셈이다. 국민 식생활의 변화와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다양화되어 소비가 분산되면서 쌀 소비량이 감소하였는데, 쌀은 다수확 벼에서 고품질의 쌀로 해년마다 생산량이 같거나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가 되지 않은 쌀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하여 국민의 식탁에 보급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고량은 쌓여가고 이 쌀을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북한의 동포들과 나누어 줌으로 농민들의 시름을 잠시나마 덜어주자는 것이다.

정부는 쌀값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 비축미 추가 매입이라는 카드를 제시 했다. 공공비축미란 무엇인가? 공공비축미란 말 그대로 정부가 일정한 분량을 시가로 매입해 시가로 시장에 방출하는 제도이다. 쌀 수급의 시장기능을 정부가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이 온당하고 쌀 재고량도 정부가 조절을 하여야 마땅하다.

정부는 일정 분량을 시가로 매입할 것이 아니라 추곡수매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책정하여 농민이 생활을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업은 종업원에게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 이상을 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여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농민의 기업주라는 심정으로 농민이 일정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추곡수매가를 결정 고지하여야 한다.

2004년 전년대비 4% 인하하여 1등품이 58,020원이었으나, 올 2009년에는 잠정적이지만 1등품이 49000원 선이다. 반면 물가지수는 매년 3-4%씩 올랐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농민은 매년 농사지어 10%의 적자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 셈이다. 적어도 농민의 쌀 생산이 국민의 식량주권을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하루 빨리 쌀값안정 대책을 내놓고 재고미는 시장에서 격리하여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일정기간 별도로 관리하는 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매년 땜질하는 방식으로 쥐꼬리정책을 펴며 엄살 부리다가 농민들이 뿔나면 추가매입이라는 사탕을 내놓지 말고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직접이든 간접이든 RPC를 통한 매입으로 농민들에게도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조성해 주어야하고 안정적 농업경영을 위하여 보조금은 불가피하며 농도인 전남에서 먼저 앞서가는 농업인 보조정책을 기획하고 농업예산이 증액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군청 앞, 농협, 도청 등 야적되어 있는 나락가마들이 농민의 땀이 담긴 국가의 주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추워지는 겨울이 오기 전에 따뜻한 정부양곡 창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지방자치 단체와 중앙정부는 협력하여 칼바람을 넘어 엄동설한(嚴冬雪寒)을 지나 양춘가절(陽春佳節)이 오기 전에 농민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