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9.10.17 15:37

한국효도회 함평군지회장 眞村 고 일 석
효도에 대한 투고를 제의 받고 너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글을 읽고 나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어떠한 평을 하고 욕을 할 것이란 두려움이 앞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뇌리를 짓눌러온다.

 그렇지만 불효한 나와 같이 부모님 떠나신 다음에 자식들 보기 무섭고 두려워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이글을 써본다.

 경로효친 이란 말은 우리의 머릿속에 새겨져 온 긴 역사의 흐름을 간직하고 지나왔는데 왜 실행이 되지 않는 가?

 지식적으로는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지만 가슴속에 자리 잡지 못하고 감동이 되지 않은데서 온다고 본다.

 1. 나의 본적은 어디인가?
 흔히들 본적을 말하면 자기가 태어난 지리적 한 지점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이 지리적 번지를 기록한 등본에는 나의 출생에 대한 시간만 기록된 것이 아니고 내가 태어난 조건과 상항들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父 ooo와 母 ooo의 몇 남 몇 녀 ooo와 본관은 어대고 출생일은 몇 년 몇 월 몇 일 몇 시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기록상 그 사람의 출생과 존재파악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출생과 존재 가치는 아니다. 나의 본적과 출생 가치는 부모님이고 부모님이 계셔서 오늘 내가 있고 본적이 있는 것이다.

 부모의 이름은 이 세상의 가치로는 측량이 불가능한 신의 섭리이고 하늘의 근본이며 철학이다. 신의 섭리와 하늘의 근본이요 철학을 거역하고는 세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2. 네 부모님을 공경하라.
 신약성경 에베소서에 보면 네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하였는데 이는 네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면 성공하고 장수는 단서요 조건임을 말하고 있다.

 즉 복에 근원이 어디에 있느냐하면 부모에게 효도하는데 있다 말하고 있다 하겠다. 여기서 부모를 공경하라(Honor your father and mother)를 respect를 쓰지 않고 honor를 쓴 것은 부모를 명예롭게 생각하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부모는 잘나고 못나거나, 富者이거나 가난하거나에 따라서 부모를 중히 여기거나 소흘 함이 없도록 하고 부모는 부모 그 차체만으로 위대하며 이 세상 제일 존경할 분임으로 명예롭게 생각하고 받들라는 말이다.

 孟子 仁義편 주석에 仁者 必愛其親이라 하였는데 仁이란 그 부모를 반드시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말을 빌리면 자기가 어진 사람인가 아닌가는 자기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가 사랑하지 않은가를 생각하면 모든 판단이 서리라 믿는다.

3. 효에는 양지가 으뜸이다.
 부모를 섬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奉養과 諒知인데 諒知가 으뜸이라 한다.

奉養은 좋은 음식으로 정성껏 모시는 것이고, 諒知는 부모님의 뜻을 헤아려 드리는 것이고 양지가 으뜸이라 말이다. 논어에 공자가 말하기를 父在觀其志 父沒觀其行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니라 하였다는데 부모 살아계실 때는 그 뜻을 살피고,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 행적을 살펴 삼년간 부친의 유습을 바꾸지 않는다면 가히 효라 할 수 있다 하였다.

 이는 사람의 평가기준을 효에 두고 평가하라는 말이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에는 무엇이든 독단으로 행동을 취하지 못함으로 그가 생각하고 있는 마음 즉 그 뜻을 관찰하라는 말이다. 또한 별세한 후에 지킬 수 없는 것이라도 부모의 죽음을 애도하고 사모하라는 것이다.

 공자의 제자 유자(본명 若)는 사람됨이 효성이 있고 우애스러우면서 손위를 무시하기 좋아할 사람이 적다. 손위를 무시하기 좋아하지 아니하고 즐겨 亂을 지을 사람은 없다. 군자는 먼저 根本되는 일에 힘쓰거니와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 효성과 우애는 인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가정에서 부모에게 효도를 하고 형제우하는 사람은 손위의 뜻을 거역하여 불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은 부모의 뜻에 어기는 일이 없어야하고, 생전에 예로서 섬기는 것이 孝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孝無違 生事之以禮).

 禮記曲禮上에 道德仁義는 예가 아니면 이룰 수 없고 교훈은 바른 풍속이 아니면 가출 수가 없고 君臣上下父子兄弟가 예가 아니면 평안할 수가 없다 하였다. 孔子도 禮는 仁이 발하는 것이라 하였으니 부모를 섬기는 그 자체가 孝요 禮라는 말이다.

 禮를 분해하여 보면 볼 示 부에 풍성 豊자이다. 이는 풍성하게 보이는 것이 禮라는 말이다.

 4. 산 祭祀를 드려라.
 事親以孝란 부모를 섬김에는 효로써 하라는 말이 있다. 부모를 섬긴다고 할 때 일사 字를 써서 사친이라 함은 사람의 일중에서 부모를 섬김이 제일 큰일이어서 그러한 것 같다. 섬김이란 뜻은 위 사람이나 어른을 받들고 모시는 말인데 이는 산 사람이 산 사람을 받들어 모시는 말이기 때문에 부모를 살아계실 때 모시고 받들라는 말이다.

 樹欲靜而風不止 (나무가 고요하고자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려고 하는데 부모는 기다려 주시지 안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 불효를 인식하고 후회하는 말이다.

 부모님 돌아가신 다음에 제사를 드리면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무슨 이로움이 되겠으며 비석을 세워드린들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무슨 기쁨이 되겠는가? 많은 돈 들어 제사상 차리기보다는 생일상 정성껏 차려드림이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며, 큰 돈 들어 비석 세우기보다는 그 돈으로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고 보약 사 들이는 것이 더 큰 기쁨이 되실 것이다. 물론 돈이 있어 다해드리면 금상첨화겠지만 평소에 안부전화 별로 없고 명절에 자주 찾아뵙지 못한 사람들이 사후에 큰 돈 들어 잔치 벌림은 자기의 낯내기 행사가 될 소지가 많다.

 자녀들이 잘되어 부모를 기쁘게 하고 좋은 일을 하여 부모의 명예가 높아지게 함이 자녀 된 자의 도리일 것이다.

 5. 형제간에 우애하라.
 형제란 단어는 한 집에서 사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말이다. 한 지붕 아래서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라는 말은 우리가 깊이 새겨보아야 할 단어인 것 같다. 형제란 태생적으로 만나야만 할 단어이고 만나지 않으면 안 될 단어이다. 만나지 않으면 안 되고 만나야만 할 운명인 형제란 어떤 만남이어야 하겠는가. 형제가 만나서 싸움을 한다면 부모는 어느 자녀의 편을 들을 수도 없고, 그저 안타가운 마음으로 바라볼 뿐이고 아려오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 심정을 자녀 된 자는 살펴드려야 함이 자녀 된 자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和睦한 가정이란 부모 형제가 항시 반갑고 기쁘게 만나는 가정이고 계급이 아닌 長幼有序의 질서가 서는 예절이 생활화된 가정이다.

 예절이란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가족 구성원이 지켜야 할 덕목이고 규범이다. 예절이란 서로를 풍성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예절이 지켜지면 형제의 우의는 견고해 질 것이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야곱의 아들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사 애굽의 종으로 팔려가 종살이를 하다 애굽의 총리가 되었는데 이때 요셉의 형들이 이스라엘에 흉년이 들어 애굽에 식량을 구하려가서 자기들이 죽이려고 했던 총리가 된 야곱을 상봉하게 되었다. 요셉의 형들은 자기들의 지난 날 행한 일로 죽임을 당할 거라고 생각하고 불안 조해 하였으나 요셉은 형들을 용서하고 도리어 위로하고 온 가족들을 대려와 생활하도록 하여 야곱의 후손은 한 민족을 이루게 되었다.

 형제는 잘못은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으로 허물은 덥고 감싸줄 때 집안이 화목하게 되고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어 부모의 喜樂이 될 것이다.

 孝悌가 잘 이루어지려면 가족구성원 간에 비난이 없어야하고, 욕설, 원망, 속임, 폭력, 비밀, 시기, 편견, 계산이 없어야한다. 믿은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 제일은 사랑이니라.

 6.父母를 辱되게 하지 말라.
 父生我身 母鞠吾身란 아버님 날 나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다 라는 말인데 부모님이 나를 기르심은 그냥 젖먹이고 밥 먹여 기르셨다는 말이 아니라 나는 부모님의 피와 살을 한 움큼 씩 먹고 자랐다는 말이다. 이러하신 부모님의 명예를 욕보이는 일은 삼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我身能善이면 譽及父母요 我身不善이면 辱及父母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좋은 일을 하면 그 명예가 부모에게 돌아가고, 내가 잘못하면 그 욕이 부모에게 돌아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사람은 行動擧止를 조심하고 단정해야 한다고 우리선조들은 가르치고 지켜왔고 美風良俗을 기르기에 노력하셨다. 부모님의 명성을 드러나게 함이 효의 끝이다(以顯父母 孝之終也) 라고 하였다.

 부모님에게 욕보이지 않고 명예가 돌아가게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갈 때 우리가 지켜야 할 상식적인 삶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이란 어떤 말인가?

 常識이란 글자그대로 말하면 모두가 그렇다고 알고 있다는 말인데, 이 단어 속에는 세 가지의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사람은 첫째 법을 지키는 사람이다. 둘째는 질서를 지키는 사람이다. 셋째는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법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규제의 규칙이고 질서는 가정과 사회의 순서요 절차며 상하의 구분을 짓는 불문율이다.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이라는 취급을 당하고 도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망나니라는 말을 듣는데 이런 사람을 통칭하여 몰상식 하다라고 말을 한다.

 내가 몰상식하면 그 욕이 부모형제에게 돌아가므로 보통의 사람들은 상식적인 범위 안에서 생활하고 사회의 규범을 지키며 살아간다.

 7. 말벗이 되어드려라.
- 나이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고 참기 어려운 것이 무료함과 고독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 늙어지면 건강상 행동에 제약이 따르고 친구도 떠나가므로 주변과의 관계들이 서서히 단절되어 감으로 홀로 남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계속되는 고독과 무료함은 자신에 대한 정서적 상실감으로 이어져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우울증은 망각의 세계로 들어가 치매라고 하는 무서운 상항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부모나 자식이나 너무 힘들고 참기 어려운 안타가운 일들이 될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에게 일거리를 들여라, 취미생활을 해야 한다, 이야기 상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昏定晨省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저녁에 주무실 잠자리를 보아드리고 아침에 문안드려 평안하신가를 살피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말은 단순히 잠자리 보아드리고 아침인사를 드리라는 말이 아니라, 저녁에는 그날 하루에 진행되어진 일들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오늘 할 일들에 대해서 부모님의 의견을 물어보고 듣고 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다.

 좋은 소식과 이야기 꺼리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고 기쁘게 하여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구성원의 건강은 가족 모두의 행복이 될 것이며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다.

8. 맺는 말
 부모는 내가 존경하고 지켜드려야 하는 최고의 가치요 철학이고 유일의 대상이다.

 나도 언젠간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나의 근본을 생각하고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고 부모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야야 하리라 믿고 양주동 박사의 “어머니 마음”이란 시로 맺고자 한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어려서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위엔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