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8.06.02 10:01

오월을 보내면서



가정의 달 5월은 하루가 다르게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녹음방초와 함께 삶에 활력소를 갖게 하는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로 우리 사회의 씨앗인 어린이들을 정성으로 키워 튼실한 뿌리에 굵은 줄기로 탐스런 열매를 주렁주렁 맺게 하여 부모형제는 물론 국가와 사회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기념일이다.
이날의 깊은 뜻은 일 년 내내 어린이를 위한 관심과 정성을 다해 올바른 교육으로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우리 아이들의 올곧은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주는데 있다.
그리고 8일은 어버이 날이다.
이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부모님의 사랑을 기리고 부모의 뜻을 받들어 성실하게 사는 것이 효도의 첫걸음이 된다.
가슴에 카네이션 꽃 한 송이 덜렁 달아드리고 용돈이나 건네 드리는 것으로 부모님께 대한 효도를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너무나 잘못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진정한 효도란 어느 한 가지를 꼬집어서 말하기에는 쉽지 않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들이 건강하고 잘 되는 것만으로 큰 기쁨을 갖지만 자식 된 입장에서는 자주 찾아뵈어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살피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서구에서는 친 자식을 두고도 다른 아이를 입양해서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키우는 일이 흔하지만 혈연관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쉽지 않는 일이다.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아직도 수많은 아이들이 다른 나라에 입양을 가고 있는 실정이고 이러한 일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친 자식이 배 아파 낳은 아이라면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입양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혈연이라는 작은 명분을 뛰어넘어 더 넓고 큰 가슴으로 세상과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일 깨워주는 날 이기도하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다.’는 노랫말이 있지만 어버이가 나를 낳아 사랑으로 키우셨다고 할 때 스승께서는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도리와 방법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스승의 위대함을 지식의 전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은혜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현실은 오로지 진학과 입시교육에 치우쳐 있어 스승과 제자의 사이가 위태롭기만 하다.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기념해야 할 스승의 날에 오히려 아름답지 못한 촌지수수 등 관행으로 인해 스승과 제자가 얼굴마저 마주하지 못한 채 임시휴교를 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제자들을 가르치다 몸이 쇠약한 교사가 병원에 입원하자 동료 교사와 몇몇 제자들이 병원을 찾아 위문을 갔던 것이 계기가 되어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게 된 의의는 어디론지 사라져버리고 만지 오래이다.
19일은 성년의 날이다. 이날은 만20세가 되는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짊어질 성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을 부여하기위해 제정된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을 무의미하게 보내거나 아예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성인이 되면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고 부모는 자녀에게 성인의 의미를 올바르게 전해주고 축하를 해 주는 날로 지켜야 한다.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가 가정이며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다. ‘가정의 달(5월)에 둘(2)이 하나(1)되자’는 뜻에서 부부의 날이 제정된 것이다.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사랑인데 이것을 쌓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한 소통과 상대방을 칭찬하는 말이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위태로워진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으로 이어지는 5월은 일 년 열 두 달  가장 풍요롭고 아름다운 축복의 달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