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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함평전원교회 이한나)살며 생각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농촌마을은 사계절의 멋을 느낄 수가 있어서 참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순환 속에서 세월이 자꾸만 흘러가고 있다.
어머니 품과 같은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우리네 마을은 계절마다 특유한 멋이 담겨져 있어 그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날들의 연속이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검푸른 겨울바다의 강인함을 배우고 싶어서인지 바닷가를 찾는 이들도 가끔 눈에 띤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농촌 마을의 정경이다.
얼마 전 남편과 함께 우리 집 정원에 있는 나무들을 다듬어 주었다. 가지도 잘라주고 잡초도 매주고, 남편은 어느새 정원사가 되어 멋지게 나무를 잘 다듬어 주었다.
우리는 열심히 가지를 주워내고 피곤한 줄 모르고 이틀간의 불도저 작전으로 열심히 끝 마쳤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따스한 봄이 되면 가지마다 움틀 연녹색 연한 잎과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피어날 예쁜 꽃들을 기대하면서 사뭇 즐거움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나무마다 제 각기 다른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준다. 그 중에 기라카슈나무는 하얀 꽃을 피우다 빨간 열매를 맺어 겨울이 다 될 때까지 남아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빨간 작은 열매들이 구슬처럼 알알이 맺혀 정원을 아름답게 하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그리고 빨간 열매 맺는 나무가 또 있다. 그것은 아기사과나무다.
엄청 키가 크게 자라고 가지가 퍼져서 봄에는 복사꽃처럼 환하게 피었다가 가을이 되면 작은 사과열매가 빨간 꽃처럼 맺히어 그 모습 또한 어디에 비기겠는가? 정말이지 난 아름다움에 늘 도취해 버린다.       
그런데 난 일을 하다가 정말 신기한 것들을 보게 되었다. 마당에 검은 콩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서인지 결실을 맺지 못해 그냥 두었다가 겨울이 다 되어서 늦게야 뽑아 낸 것이다.
콩나무 한 뿌리 한 뿌리 마다 뽑아내 보면 기라카슈 열매나 아기사과나무 열매가 한두 개씩 들어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한참 생각해 보니 가을 내내 우리 집 마당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떼로 몰려와서 먹이사냥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하여튼 우리 집 마당은 새들의 천국이었던 것이다.
지난 늦가을에 또 한 가지 신기한 일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남편 친구 내외분과 우리 부부 넷이서 구례군에 있는 어느 지인의 집에 감을 따주러 간 적이 있었다.
굽이굽이 계곡을 지나서 아름다운 산야의 단풍을 바라보면서, 추억을 연상케 하는 기차마을도 지나서 자연이 내뿜어 주는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면서 그 곳에 도착했다.
가자마자 점심식사를 했는데, 산에서 나는 토종나물들로 즐비하게 차려 주셨다. 맛있게 웰빙식사를 하고, 서너 시간쯤 감을 따는데 즐거움이 대단했다.
내 나이 오십여 평생 처음 본 일들이었으니까…
새들은 무슨 연유로 감나무 잎사귀마다 산수유 열매를 올려놓았을까? 열매가 일그러지지 않게 그리고 정확하게 나뭇잎 중앙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여러 가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해 보면서 새들이 자기들의 양식을 위해 번식시키려고 옮겨 놓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눈이 오는 추운 겨울 먹을 것이 없을 때 비축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새들은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안했는데 마음대로 열매를 먹을 수 있음에 세상이 더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열심히 감을 따주고 감을 한 상장씩 선물로 받아 돌아오는 도중에 차 안에서 상자속의 감을 바라보면서 자연을 벗 삼아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그들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리고 고귀하게 느껴지며 온통 나의 생각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농촌이 좋아서 농촌에 살고 있는 농사모 부부였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진리 속에 자연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농촌의 인심이 마음에 든다.
꽃향기 그윽한 봄이 좋고, 신록이 우거져 청년처럼 힘이 나는 여름이 있어서 좋고, 가을의 단풍과 누런 벼 냄새가 있어서 살찌우는 가을, 그리고 아름다운 설경이 있는 농촌을 사랑한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나도 농사모의 일원이 되어 버렸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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