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8.01.26 11:03

대불산단 전봇대와 신기산 가로등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8일 열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회의 모임에서 규제개혁과 공직사회의 탁상행정의 사례로 언급한 대불산단 전봇대는 지난 2003년부터 수년 동안이나 계속된 민원에도 꼼짝달싹 안했는데 불과 이틀만인 지난 20일 겨울비가 내리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이전작업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이 당선인이 언급한 내용은 당장의 전봇대 이설작업이 아니라 불합리한 규제를 시급히 해결하라는 것이었고 대불산단 전봇대는 하나의 사례로 말한 것뿐이었는데 겨울비가 내리는 날 감전위험도 무릅쓰고 부랴부랴 우중공사를 감행한 것이다.
그 후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마음의 전봇대’가 더 문제라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선진화를 가로막는 게 이런 전봇대들”이라고 지적하면서 높은 사람의 관심사만 쫓는 전시행정에 익숙해 있는 관료들과 공무원들에게 새롭게 의식의 변화를 주문 한 바 있다.
지금 우리 고장 함평은 눈앞으로 다가온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앞두고 그 준비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함평군내 공무원들의 노고는 어제 오늘이 아니라 나비축제가 처음 시작된 10년 전부터 피나는 노력과 힘든 업무를 쉬지 않고 추진해 온 것을 군민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필자도 여러 차례에 걸쳐 함평에서 가장 얼굴이 햇볕에 많이 그을린 사람은 십중팔구 공무원 이라는 주장으로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 민원사각지대가 있다. 우선 필자의 눈에도 하루에 몇 번씩 목격하는 것 가운데 함평읍 기각리 4구 기산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가 상수도공사로 인해 지난해 12월 7일부터 사방 2m가량이나 파헤쳐진 채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방치되어 있어 흙탕물이 고이고 웅덩이가 파여져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고 인근을 오가는 자동차 운전자들과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공사로 인해 파헤친 도로를 이제나 저제나 다시 원상복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런 해명이나 조치 없이 2개월째나  방치하고 있어 주민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기각리 4구 샛별유치원 앞의 방범 가로등이다.
불이 켜지지 않은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지만 고쳐줄 생각조차 안하는지 새벽과 저녁이 되면 이곳에서 약수터로 매일같이 물을 기르러 가는 주민들과 기산봉으로 등산을 가는 주민들이 어둡고 가파른 골목길을 가는데 보통 불편함을 겪는 게 아니다.
특히 겨울철에 미끄러지거나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조치를 해주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
행정관청에 전화를 하면 알았다고만 하지 전혀 개선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계속 민원 독촉을 하면 가로등정비 예산이 없어서 그러니 기다려 달라는 말만 허공의 메아리처럼 되돌아오니 행정관청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은 늘 원망과 체념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령을 고치는 일이라든지 제도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민원사항은 몰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생활민원조차  못 본채 못들은 채 방치를 한다면 누가 공무원을 공복이라고 믿고 따르며 신뢰를 하겠는가?
이것은 대불산단의 전봇대가 아니다. 주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노력하는 행정관청의 관심과 담당공무원들의 작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벼운 생활민원의 하나일 뿐이다.
이제라도 신속하게 조처함으로 기산봉 등산객들과 약수터를 오가는 수많은 주민들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해주고 기산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의 보수공사도 하루빨리 마무리하여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감동의 행정서비스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