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11.22 11:02

농업인의 날




11월 11일은 무슨 날일까?


나 같이 나이 든 사람도 온 거리에 얼굴을 내미는 알록달록한 빼빼로 봉지에 11월 11일이 빼빼로 데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숫자 1이 빼빼로 라는 과자처럼 생겨서 그 날을 빼빼로 데이로 정해 아이들끼리 빼빼로를 주고받나 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알까 모르겠다. 빼빼로 데이라는 정체불명의 기념일이 있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에는 11월 11일이 바로 ‘농업인의 날’로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11월 11일은 나라가 법으로 정한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 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그런데 정작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고 나부터라도 널리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요즘 아이들이 주식으로 쌀을 외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쌀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으로 우리 밥상에 오르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쌀이란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한자로 미(米)이다. 이 한자는 농부가 쌀을 수확하기까지 팔십팔(八十八) 차례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은 그걸 너무 모른다. 쌀이 귀한 것도, 귀한 쌀을 위해 얼마나 농민들이 정성을 다하는지도 말이다. 그리고 지금 쌀을, 농민을, 농업을 무시하면 앞으로 후대에는 얼마나 큰 고통이 닥칠지를.


11월 11일 농업인의 날 하루만큼은 우리 농촌과 농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빼빼로 데이라는 상술에 농업인의 날이 묻어버리지 말고.


그런 점에서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가래떡 데이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1이라는 숫자는 우리의 고유 음식인 가래떡과도 모양이 똑같고 가래떡을 서로 나눠 준다면 쌀에 대한 소비와 인식의 변화는 물론 농업인의 날에도 잘 어울리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손에 들려주는 모습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에서도 서로 가래떡을 나눠주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면 좋겠다. 다음부터는 나도 우리 손자, 손녀에게 11월 11일에 가래떡을 선물해야겠다.


더불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도 함께 설명해 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