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9.19 09:03

우리 마을 이장(里長)



 “주민 여러분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오늘은 0월 0일, 음력으로 0월 0일 00절기 입니다.”
마을 주민 모두에게 알릴 사항이 있으면 어김없이 아침 6시경 마을회관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다.
 먼저 알리고자 하는 사안에 따라 분위기에 알맞은 대중가요를 들려주고 마을 주민의 귀를 방송내용에 집중케 한 다음 이장(里長)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아침문안 인사와 더불어 음력(陰曆) 절기(節期)부터 알린 다음 주민이 알아야 할 국정이나 지방정부의 공보내용과 공지사항 그리고 기타 홍보사항, 더불어 마을에서 공적으로 해야 할 일, 당부사항, 주의사항, 그리고 애경사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알려준다.
 里長이 있는 지역은 전국 어느 시ㆍ군이든 농어촌(農漁村) 지역이며 주민 구성 자체가 연세 많은 고령자(高齡者)와 독거노인이 많기 때문에 알기 쉽게 자세하게 방송을 해야 한다. 이러한 마을방송 통신수단이 농ㆍ어촌에는 최대 효과를 내는 공보 또는 홍보수단이다.
 우리나라 역사적 통신수단을 살펴보면 군사목적으로 써졌는데 암호식으로 백성에게 알리거나 아군 진영에 알리는 봉화(烽火)통신을 했다.
 봉화(烽火)통신 수단은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나 고려 의종(1149년) 때 나라에 외적침입이나 변란을 백성에게 알리기 위해 산봉우리 봉화대에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전달효과를 높였으며 평시는 1개의 연기나 불빛을 피워 올렸고, 적군이 온다는 정보가 있으면 2개, 적이 국경선에 접근 했다면 3개, 적이 침범하고 있다면 4개의 봉화를, 접전 중이면 5개를 피워 올려 백성에게 알리고 제반사항들을 요청하고 당부했던 알림 수단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는 파발(擺撥) 통신 수단은 국가변란, 조정의 공문서, 백성이 알아야 할 공지사항을 중앙과 지방 관청으로 서로 알리는 방법과 제도인데 선조 30년(1597년)에 기마를 타고 달리면서 릴레이식으로 전달하는 기발(騎撥)이 있었고, 인력으로 일정한 구간을 서로 전달하는 보발(步撥)이 있었다고 한다.
 서울을 기점으로 서발(西撥)지역(서울↔의주) 북발(北撥)(서울↔경은), 동발(東撥)(서울↔동래)의 통신망을 구축하여 체계적인 통신이 이루어졌고 각 지방으로 전달되면 지방관청에서는 방문(榜文)을 작성 저자거리 등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붙여 백성들이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다가 15세기에 지금의 관보 성격인 조보(朝報), 즉 승정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기별서리들이 필경을 하여 서울 지방관청과 양반층에 전달하여 백성에게 알리게 하는 통신수단으로 쓰여 이를 기별(奇別)이라고도 하며 지금도 지방에서는 편지나 소식이 올 때 “기별(奇別)이 왔다.”고 한다.
 그 후 한성순보 ,한성주보, 독립신문(1896년), 대한일보 등 신문이 통신수단으로 쓰여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우정국 설립으로 체신발전과 전화 전신이 발명, 발전되고 라디오가 발명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여섯 번째로 경성방송국을 설립(1927.2)하여 거듭 발전하면서 세상의 소식을 안방에서 듣고 있는 대변혁의 통신변화를 가져왔다.
 또 TV가 발명되고 방영기술이 거듭 발전되면서 통신의 수단은 절정을 이루었고 컴퓨터 휴대폰 위성통신 등 다양한 통신 매체로 천지개벽 하리만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농ㆍ어촌은 초고령시대에 와 있다. 언어, 표기, 기기조작, 활용 등 정보 통신취득에 한계가 있다. 이모저모 나라살림과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부터 세상살이에 눈을 떠보는데 있어서는 里長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울려 퍼지는 기별이 가장 알기 쉽고 미더운 정보다.
 국정 지방정부의 공보와 공지사항, 세상살이 소식부터 기상재해, 재난방지, 농사기술, 세금납부, 봉사활동 알림, 마을 환경정비, 농산물 출하, 도난방지, 사이비 건강식품 구입 단속 등과 건강검진, 산불조심, 음주운전 단속 주문, 축제, 군ㆍ면민행사, 고향 떠난 옛 친구 죽음, 마을아이 돌잔치까지 그때그때 모든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이장의 아침방송이다.
 전국에 통장 이장 수가 93,227명이고 그중 里長이 35,900여명 이라고 한다. 특히 농ㆍ어촌이 많은 전남도는 5,040여명의 이장이 있다고 한다. 이중에는 여자 이장도 5%정도라고 하며 또한 56세 이상의 이장이 약 60%나 된다고 하니 걱정이다.
 이렇게 막중한 일과 주민에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이장(里長)이 있어 농ㆍ어촌이 버텨나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이장 자신도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