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7.05.10 16:01

사랑하는 여자의 생명보다는 돈



 서울 가리봉동 공단지역에 정식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를 하는 어느 남녀가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공장 일을 하면서 받은 적은 수입으로 쪼들리는 생활을 하던 중 여자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매우 가난한 형편인지라 만삭이 될 때 까지 산부인과 병원에 가서 산전 진찰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진통이 시작되어서야 애를 낳기 위해 개인병원 산부인과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의사는 진찰과 몇 가지 검사를 해본 후에 “산모가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며 초산이고, 설상가상으로 태아도 크니까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으나 남편은 이를 거절하고 “돈이 없으니 자연분만을 시켜 달라.”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환자 보호자의 수술동의가 없으므로 별 수 없이 자연분만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진통이 시작된 지 30시간이 지나도록 분만을 하지 못해 지칠 대로 지친 산모는 아랫배에 힘주는 일을 포기할 정도가 되었고 의사는 “긴급히 수술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동의를 받기 위해 남편 되는 사람을 1시간가량 찾았으나 그 남자는 온데간데없고 다만 남자의 고모라고 하는 할머니 한 사람만 분만실 밖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불길한 예감에 쌓인 의사는 산모를 대학병원에 구급차로 이송하였으나 이송 도중 그녀는 사망하고 말았다.   


 분만 중 사망한 사건이기 때문에 의사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검증하기 위해 부검이 실시되었고, 사망 원인은 허약한 산모가 장시간 힘을 과다히 사용함으로 인해 속발된 허혈성 뇌증(Ischemi